해상풍력발전은 1991년 덴마크가 최초로 시작했다. 풍력발전은 바람을 이용하여 풍력발전기에 달린 로터(회전물체)를 회전시켜 전력을 얻는 발전 방식이다. 발전기를 설치하는 위치에 따라 육상풍력발전과 해상풍력발전으로 구분한다. 최근 육상풍력발전보다 해상풍력발전이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바다의 생산 잠재력과 지역민들의 이해를 도외시하고 일자리 창출이라는 단견만으로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육상풍력발전은 거대한 소음문제로 인근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이 큰 원인이 되고 있어 바다로 옮기려 하고 있다. 풍력이 풍부한 다수의 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전력수요 중 해상풍력발전 점유율을 증대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회원국 중 해상풍력발전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유럽 북서쪽에 위치한 해양성 기후를 가진 섬나라로 바람의 세기가 가장 큰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스코틀랜드 수역은 대구, 넙치, 고등어 자원이 풍부하여 이를 잘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어획량을 보면 한국이 140만여 톤 인데 비해 영국은 1/2수준인 70만여 톤에 불과하다. 더욱이 한국인의 어류 연간 소비량이 59.9kg으로 일본마저 제치고 세계 1위 국가다(2016, 통계청). 따라서 우리나라는 육류단백질보다 어류단백질 섭취 의존도가 높다.

해상풍력시설은 설치를 위해 해저지반을 조사하고, 적절한 기초를 놓은 다음 그 위에 타워(철재 탑 구조물), 터빈(동력 에너지 변환장치), 블레이드(풍력발전기 날개)를 올린 후 육지로 전력을 송전하는 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설된다. 따라서 막대한 예산이 투자될뿐더러 광범위한 환경파괴가 우려되는 사업이다. 특히 해저에 기초를 세우는 것과 설치 후 터빈에서 나오는 소음 그리고 송전 케이블 설치 문제 등으로 수산업에 심대한 영향이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서해안이 해상풍력발전 단지로 유력시 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와 타 산업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와 대안 제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산업이 가장 큰 관련 산업이므로 당해 어민들과의 대화 및 동의는 필수적이다. 해상풍력발전의 장점은 풍부한 에너지원확보와 배출가스가 없다는 점이다. 반면 기본시설과 저장설비 등에 대규모 설치면적이 필요하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다. 해당지역의 시각적 미관을 해치고 소음문제 수반, 송전에 별도 설비 필요, 예측하기 어려운 바람의 시기와 양 등이 큰 문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수산자원과의 상관관계로 인근 수역에서는 어로, 양식 등이 불가하다는 것으로 장점에 비해 단점이 너무 클뿐더러 많다.

남해군해상풍력발전대책위는 지난 8월22일 경남 7개 시 군 어민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욕지도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날 대책위는 황금어장인 욕지도 인근 해상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경우 남해안 일대 바다는 소음과 전파로 인해 조류나 어류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풍력발전단지는 바다 상공과 해저까지 영향을 끼쳐 토착어종은 물론 회유어종이 사라지는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책위는 바다에 무분별한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은 18만 어업인의 생존권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남도와 통영시가 관련 어업인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허가를 내준데 대하여 강력히 항의했다. 이를 계기로 해상풍력발전단지 후보지로 거론되는 타 지역 어업인들도 단지 조성계획의 백지화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할 움직임이다. 특히 수협중앙회와 전국 20개 수협은 지난 4월 말 대책위를 구성한 바 있다.

물고기는 물과 다투지 않는다. 물이 조금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물이 조금 따뜻하면 따뜻한 대로, 물살이 조금 빠르면 빠른 대로, 물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산에 있는 나무는 산과 다투지 않는다. 자신의 자리가 좁으면 좁은 대로, 큰 나무들이 있으면 있는 대로, 처지에 맞추어 살아간다. 이들 모두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다. 이스라엘 통일의 왕으로 40년간 통치한 다윗왕(BC 1107∼1037)은 반지를 하나 가지고 싶었다. 그는 반지세공사에게 승리할 때 교만하지 않으며, 절망 시에도 용기를 잃지 않도록 반지에 적당한 글귀를 새겨 넣으라고 했다. 세공사는 지혜의 왕이라는 다윗왕의 아들 솔로몬을 찾아갔다. 솔로몬은 세공사에게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고 새기라 알려주었다. 해상풍력단지의 허가권을 가진 정책 당국도 해당지역 어업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허가권을 남용한다면 바다는 무한한 생산 잠재력을 잃게 될 것이고, 어업인들은 생존권을 잃어버리고 떠나게 될 것이다. 바다는 말뚝하나만 잘못 박아도 환경과 생태계가 달라지는 예민한 곳이다. 여기에 풍력발전과 조력발전의 인공물을 설치한다면 바다는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 지혜서(智慧書)라는 <마드리쉬>에 나오는 다윗왕 반지의 글귀인 ’교만과 절망‘이란 단어를 허가 당국과 어업인 모두에게 들려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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