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을 비롯한 국내 어류양식어민들이 지난해부터 정부의 일본산 활어에 대한 검역 완화로 수입량이 갑자기 증가해 판로를 잃고 있다며 수입 수산물 검역 및 원산지표시 단속 강화 등을 건의하고 나섰다.

경남어류양식협회(회장 이윤수)는 지난 23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통영지원에서 통영지역 활어수입 관계기관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통영시, 통영해경, 서남해수어류수협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어류양식협회 관계자는 일본산 활어 검역 완화로 인한 수입물량 증가로 국내 활어가격이 하락해 양식어민들의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남어류양식협회에 따르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2009년 이후 일본산 수입활어 전량에 대해 정밀검사를 시행해 왔으나 2018년부터 수입물량의 4%에 대해서만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등 검역을 크게 완화했다. 그동안 해오던 정밀검사에서 불합격이 한 건도 없어 다른 나라와 같은 형평성을 고려했으며, 일본 측에서 자체적으로 바이러스성 출혈성패혈증(VHS) 검사를 실시한 검역증명서를 첨부했기 때문에 이를 믿고 검역을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존에는 5일이 걸리던 국내 수입절차가 하루이틀이면 출하까지 완료돼 일본산 활참돔과 활방어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 활참돔의 경우 2017년 364건 2302t의 수입량이 2018년엔 644건 3498t으로 52%가 증가했다. 활방어도 2017년에 748t 수입되던 것이 2018년엔 1574t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어류양식업계와 어민들은 “이같은 검역 완화 조치가 일본산 수입수산물에 대한 정밀검사를 사실상 생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최근 일본산에 밀려 판로를 잃은 양식어류가 계속 쌓이고 가격까지 폭락해 사료비와 관리비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들은 정부에 수입 연어 특별긴급관세, 일본산 방어 조정관세(40%) 부과를 건의하는 한편 수입 수산자원 낚시터용 이식 승인 불허 및 원산지 표시 단속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장은 “2017년 ㎏당 1만5000원 대를 유지하던 참돔 가격이 지금은 1만2000원 대로 떨어졌다. 이같은 사태는 검역을 완화할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며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검역을 완화한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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