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 바다장어 모두 보양식에서 으뜸으로 여기는 것은 사실이다. 여수 앞바다의 작은 섬 경도는 생김새가 고래 같다 하여 예전에는 고래 경자를 써서 경도(鯨島)라 했지만 고려 말에 어느 왕의 후궁이 이곳에 귀양살이를 하면서 서울 경(京)자로 바뀌었다는 기록이 있다.
경도는 일제 강점기에 갯장어 전진기지 역할을 하면서 최고 품질의 갯장어 산지로 유명해서 일본 관광객이 경도 섬을 많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갯장어를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은 사실은 우리 고전 문헌 「조선통어 사정」 「한해통어지침」등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일제 통제어종」으로 지정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때 갯장어를 잡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갯장어는 날카로운 이빨에 송곳니까지 갖추어 개처럼 이빨이 강하여 잘 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일본말에도 「물다」라는 뜻에서 「하모」로 유래되었으며 우리나라말 갯장어, 붕장어보다 일본식 이름 「하모」와 「아나고」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갯장어는 잔뼈가 많아서 다듬는 요리가 쉽지 않다 보니 일본에서는 하모유비끼(갯장어 회데침)과 샤브샤브가 개발되어 여수시장에 전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수에서는 갯장어에 고추장을 발라서 양파와 마늘을 놓아 먹는 요리를 더 좋아한다. 일본 관서지방에서 여름철이 알을 품은 갯장어가 맛이 좋아 강장 식품으로 취급되고 조개류는 새조개, 물고기는 갯장어로 할만큼 즐겨 먹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고흥 지방에서도 주로 나라도와 송죽도 근해에서 갯장어를 잡아 수집상들이 특대, 대, 중, 소 4가지로 구분하여 일본으로 전체 물량의 60%까지 수출하였다고 한다. 갯장어는 연중 생산되지만 맛과 영양의 최고 절정은 여름철 음식으로 씹을수록 입안에 감도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우리나라 바다에 나는 갯장어(하모),붕장어(아나고),먹장어(꼼장어) 이들 세 어종이 보기에 구분이 쉽지 않고 부르는 용어 자체도 혼란스럽고 헷갈리는 물고기임을 알아 두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