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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인신문 창간 27주년에김 민 종 전 수산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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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2  17: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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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인신문이 스물일곱 번 째 생일을 맞았다. 작은 겨자씨 한 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싹도 나지 않고 열매도 맺지 않는다. 수산이라는 척박하고 황무지 같은 돌밭에 떨어져 하마터면 마르거나 새가 쪼아 먹을 각박한 처지에서 태어났다. 약육강식의 험난한 역경을 기회로 삼고 앞만 보고 달려와 오늘을 맞았다. 대단한 저력이다.

대략 신문의 역사는 로마공화국(BC 510∼31)의 필사신문(筆寫新聞)인 <악타 푸불리카(Acta Publica)>가 효시라고 알려져 있다 한편 동양에서는 중국의 한나라. 당나라 시대부터 중앙과 지방간의 의사소통 수단인 <저보(邸報)>라는 신문 형태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근대 신문의 생성은 15세기에 발명된 인쇄술의 보급에 힘입어 최초의 부정기 신문인 독일의 <플라크불라트(Flublatt)>라고 한다. 16세기에 인쇄술이 한층 발달하고, 동서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정기인쇄신문(주간)이 1536년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었다. 이 후 17∼18세기에 우편제도가 발달되고 신문기업이 대규모화 및 근대화의 뉴스전달의 신속성이 이루어졌다. 한편 자유. 평등 시기와 시민사회가 대두됨에 따라 주간신문이 일간신문으로 바뀌고 진정한 의미의 근대적 신문이 성립되었다. 세계 최초의 일간신문은 1660년에 창간된 독일의 <라이프치커 자이통(Leipziger Zeitung)>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도 근대 신문 이전 필사신문의 일종으로 관보의 성격을 띤 <조보(朝報)>가 있었다. 그러다가 서양의 것을 본떠 1883년(고종 20년) 발간한 <한성순보(漢城旬報)>가 우리 근대 신문 발행의 기점이 되었다.

그 이후 신문의 발달은 개화기, 일제강점기 및 광복기로 대별되어 왔다. 그러나 광복기 이후에도 혼란기, 정착기, 자율경쟁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이런 수난과 혼란은 전문지 태동의 토양이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열악한 분야의 창간을 가로막은 요인이었음을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수산인신문은 내외수산을 모태로 울음을 터트렸다. 수산이라는 좁은 시장에서 전문지의 난립과 자본의 영세성 등으로 무수한 업체가 흥망성쇠를 경험했다. 타율에 의한 전문지 통합이라는 거센 폭풍우에도 맞섰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정신을 잃지 않고 바른 언론의 길을 걸어왔다. 매해 돌아오는 창간 기념일을 통하여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흔적을 독자들은 보고 느꼈을 것이다. 그 상처와 아픔, 목마름으로 버텨낸 시간들이 있었기에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처럼 반반백년을 버텨왔을 것이리라. 보통 전문지는 10년이 고비라고 한다. 수산인신문은 이제 자생력 있는 27세 성년이 되었다. 앞으로도 사회 정의에 기초하여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 한다면 한 세기를 바라보는 전문지로 거듭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산인의 눈과 귀가되어 이들을 대변하고 정책 권력을 견제하는 건강한 신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수산인신문은 이에 기초한 전문지로서 수산인들의 아픔을 담아내는 한 알의 밀알이 되리라 확신한다. 연어는 바다에서 3∼4년 자란 후 수 천리를 헤엄쳐 자기가 태어난 모천(母川)으로 돌아온다. 어미 연어는 지느러미가 다 헤어질 때까지 알을 날 자갈밭을 일군다. 알을 낳은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갓 부화되어 나온 치어는 먹이를 찾을 줄 모르기 때문에 어미는 극심한 고통을 참아내며 자신의 살을 새끼들이 쪼아 먹도록 한다. 새끼들은 그렇게 어미의 살을 먹으며 굶어 죽지 않고 잘 자란다. 반면 가물치는 알을 낳은 후 기진맥진하여 바로 실명하게 된다. 눈이 안보이니 먹이활동을 할 수가 없어 굶어죽게 된다.

이 때 알에서 부화되어 나온 수천 마리의 새끼들이 어미가 굶어죽지 않도록 한 마리씩 자진하여 어미 입으로 들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미의 생명을 연장시켜 준다. 이렇게 새끼들의 희생에 의하여 생명을 건진 어미가 눈을 뜰 때 쯤이면 살아남은 새끼는 10%도 채 안된다고 한다. 이런 모성애와 효심은 연어를 바다의 황제로, 가물치를 민물고기의 제왕으로 만들었다.

신문에 대한 최대의 도전은 신문사 자신이다. 이미 산꼭대기에 올라와 있다는 자만심이 자신을 나태하게 만든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서서 정론을 전달하는 것은 소리 없는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임을 항시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선순환의 구조로 연결시켜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신문만이 존재할 수 있는 생태계다. 비전은 결국 사람이 이뤄내는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독자에게 사랑받는 신문은 연어나 가물치처럼 희생이 따르지 않고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건강한 신문은 독자들도 한 몫 한다. 사회는 급변하여 5G세대로 진입하고 있다. 창간 27주년에 즈음하여 명실상부한 수산계 최고의 정론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진심어린 고언과 함께 아낌없는 축하의 말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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