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즐거움의 하나는 그 나라의 독특한 음식을 맛보는 일이다. 그 나라에서 가장 즐겨 먹는 대중 음식이 무얼까. 그런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그 나라의 의 전통적인 향토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냄새나는 음식이 있다면 스웨덴의 「수르스트 뢰망」이며 그 음식이 우리나라 삭힌 홍어를 2등으로 밀어 냈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순위가 그렇게 매겨졌다는 게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르스트 뢰망」은 청어를 발효시켜 통조림에 넣은 저장 음식이다. 이것은 스톡홀름의 수퍼마켓에 가면 손쉽게 찾을 수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냄새가 고약하면서 가장 향긋한 음식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먹는 방법은 보통 바케트 빵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흐물거리는 건더기를 한 조각 올려서 먹는다.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아주 향긋한 향이 입안에 퍼져간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입에 베어 문 사람들은 모두가 신기한 듯 그 표정을 볼 수밖에 없고 처음 먹어본 사람은 마치 수산 시장의 하수구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 통조림은 그 안에서 계속 발효가 진행되도록 살균 처리가 되어있지 않을 뿐 아니라 통조림이 부풀어 오를 정도로 가스가 꽉 차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향긋해도 항공사에서는 비행기에 실을 수 없도록 금지시키고 있다고 한다. 마치 아열대 지방에 「두리안」 과일이 최고 맛있다고 해도 인분 냄새가 난다고 호텔반입을 금지시킨 것과 같다.

그 다음 순위가 우리나라의 삭힌 홍어라고 말한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몰아칠 때 코가 뻥 뚫릴 정도로 푹 삭힌 홍어를 먹는 것도 남도 맛의 진수라고 말하고 있다. 삭힌 홍어를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코끝을 찌르는 독한 냄새를 견디지 못하지만 한두 번 맛을 들이면 특유의 풍미에 매료되어 어느 사이에 냄새의 자극이 즐거운 고통으로 변한다니 알다가 모를 일이다. 어느 시인이 선배를 따라 홍어를 처음 먹어본 소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교생이 쓰는 변소」를 통째로 삼킨 듯한 느낌으로 흡하는 순간 숨이 멈출 지경이었다고 말하면서 도대체 인간은 왜 이런 음식을 먹어야 하는가라고 개탄했다고 한다.

그러나 발효 음식의 공통된 특성은 한번 맛을 들이면 도저히 끊지 못하는 중독성이 있다고 하니 이해가 된다. 그리고 청어는 발효에 작용하는 물질이 홍어와 상어와는 다르다고 한다. 썩은 상어가 발효 청어보다 더 고약하다고 하지만 상어와 홍어는 똑같이 암모니아가 그 냄새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슬랜드에서 발효된 상어를 친구들이 먹고 기절했다는 얘기, 스페인 햄(하몽)은 돼지 넓적다리를 소금에 절여 1년간 걸어두면 곰팡이가 슬어서 숙성시켜 먹는 것, 중국에서 가장 냄새 나는 취두부 음식 모두가 먹기 힘든 음식이지만 발효시키고 숙성시켜 먹는 음식이 세계적인 그 나라의 취향 추세가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