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김 종자 산업 규모는 157억 원(2018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3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가지는 김 산업의 근간이다. 특히 2018년 국내 김 생산량(1억 6,800만 속)과 김 수출(5억 2,868만 달러)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함과 동시에 ‘세계 종주국’이라는 위상을 지속해 왔는데, 여기에 김 종자 산업이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들 ‘양식업 절반이 종자(Seed)에서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종자는 양식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김 종자 역시 김 생산 성패를 크게 좌우할 수 있어 양질의 종자를 선택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김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굴 패각이 필요한데, 현재 전량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김 생산 증가로 자국 내 김 종자 생산용 굴패각 수요도 동시에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으로 수입되는 굴 패각 가격이 전년 대비 45.6% 상승한 포대당 26,000원(25kg 기준, 2018년)에 거래됐다.

굴패각 가격 급등은 김 종자 생산어가의 경영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결국 김 종자의 수급불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종자 생산어가의 총 지출금액 중 금융비를 제외할 경우 경영비 가운데 김 종자 생산용 굴패각 구입비가 전체 비용의 25.1%로 가장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중국의 김 양식 증가로 중국산 굴패각 가격이 더 상승할 경우 김 종자 생산어가의 경영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국내에서 연간 28만 톤의 굴 패각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김 종자 생산용으로 활용되는 비율은 아주 미흡하다. 이러한 원인은 김 종자 판매가 공급자 중심의 무게단위(500g/한상자)로 판매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중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 종자용 국산 굴 패각 생산을 위해서는 별도 선별과정과 제반시설, 추가 인력 등이 필요해 중국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하나는 김 종자 생산어가에서 김 종자를 김 생산어가에게 판매할 때 같은 무게일 경우 중량이 많이 나가는 중국산 굴 패각이 국산보다 판매가격이 높아 유리하다.

세계의 김 수요가 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김 양식업 발전으로 굴 패각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의 굴패각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김 종자 생산용 굴패각을 전량 국산으로 대체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에서는 자국산 굴패각을 이용해 김 종자를 생산해 내고 있고, 국내 김산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김 종자 수급을 위해서는 굴패각 국산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종자 생산용 굴패각을 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굴패각 생산시설이 마련돼야 하는데, 장흥군에서는 정부로부터 20억 원을 지원받아 친환경 김 종자 생산용 국산 굴패각 처리 시설을 추진 중에 있다. 수입산 굴패각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굴패각 확보, 수거, 운송, 세척, 선별, 소독 등에 소요되는 제반시설이 추가로 확충돼야 할 것이다.

만약 굴 패각 국산화가 이뤄질 경우 김 종자 생산 안정화는 물론 수입되는 중국산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굴 업계 또한 굴 패각 처리의 안정적인 수요처가 확보돼 폐기물 재활용의 부가적인 가치 및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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