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 사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바다로부터 기원을 두고 있다고 진화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고래는 육지에서 약5,500만 년 전에 생활했던 발굽이 있고, 사자의 털을 가진 우제류(偶蹄類-소, 사슴, 돼지 등)인 ‘파키케투스(Pakicetidae)’라는 동물이 바다로 들어가 진화를 거쳐 오늘날의 고래가 되었다고 고고학계는 화석(2,500-3,300만년)을 통해 추정하고 있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는 기원 전 6,000년 전부터 고래 사냥(돌고래 포함 45마리)을 시작한 사실이 인류학 잡지인 ‘랑트로풀로지(L’Anthropologie)’에 실려 있다. 바다에 사는 생물중 인간과 가장 친밀한 포유류(哺乳類) 중 돌고래가 있다.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돌고래는 물돼지(Delphinus delphis)라고도 한다. 또는 강돈(江豚), 강저(江猪), 수저(水猪), 해희(海鯑), 해돈(海豚), 해저(海猪), 인부(鱗部)라는 별칭도 있다. 돌고래의 ‘돌’은 중세에는 돼지를 뜻하는 ‘돋’으로 ‘돋고래’였으나 부르게 좋도록 돌고래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진짜라는 ‘참’의 반대어인 ‘돌’(돌사과, 돌배 등)을 붙여 돌고래는 고래이긴 한데 한 등급 떨어지는 고래라고 주장하는 분도 있다. 영어권에서 돌고래를 돌핀(dolphin 또는 porpoise)이라 한다. 돌고래는 종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으나 지능이 높고 초음파를 통한 소리로 리더와의 소통을 통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보통 20∼50마리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며 물고기와 오징어, 해파리 등을 잡아먹는다.

영국 온라인신문 ‘텔레그래프’는 호주의 고래 및 돌고래 보호협회(WDCS)가 야생 돌고래들이 수면 위를 꼬리로 걷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는 주장을 보도 했다. 또한 다른 보고에 의하면 돌고래는 해파리를 가지고 공놀이를 하고, 해초(海草)를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며, 상어에게 습격 받은 사람을 무리의 리더 돌고래의 명령으로 보호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고 한다. 또 돌고래 5마리가 복어 한 마리를 차례로 살짝 살짝 물면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을 내뿜는데 이를 흡입하여 속칭 ‘복어 뽕’을 즐기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한다고 한다. 더욱이 20년이 지나도 각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소통한다고 한다. 특히 돌고래는 상어 등 포식자에게 심하게 물어 뜯겨도 40여일이 지나면 완쾌된다고 한다. 마이클 자슬로프 미국 조지타운대학 이식연구소 박사는 <미국 피부 연구 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글에서 혈액 공급을 차단하는 ‘잠수 반사행동’으로 이를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과 관련한 신경학적 생리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았다. 인간 유전자와 1.3%만 차이가 난다는 ‘보노보 챔팬지’의 IQ가 120으로 동물 중 가장 높고, 돌고래는 80∼100정도(5∼7세 아동 수준)의 IQ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500 단어를 암기한다는 앵무새의 IQ가 30이라니 돌고래의 지능이 뛰어난 포유류임에도 같은 포유류인 인간이 살육을 자행한다.

한편 국제포경위원회(IWC, 89 회원국)는 1946년 국제포경조약을 체결한 이후 1986년 원양 및 연안포경을 전면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과학포경이라는 미명하에 고래를 계속 포획하고 일부 돌고래는 예외조치 됐다. 세계에서 가장 작고 귀엽다는 멕시코 만의 ‘바키타 돌고래’는 인간이 설치한 ’죽음의 벽‘이라는 불법 자망(刺網)으로 15마리 전후의 자원만이 남아 있고, 인도 겐지스강(벵갈만)의 3,000여 돌고래는 인도 정부의 110여개 물류 터미널 공사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메콩강의 ’이리와디 돌고래‘는 1,000∼2,000마리가 생존했었으나, 전쟁(1964∼1975) 중 2,700톤의 폭탄 투하와 캄보디아 북동부 댐 건설로 잔여 90여 마리의 생존도 풍전등화라고 한다. 경식(鯨食) 문화가 있는 인접 일본의 다이지(太地) 마을의 연례행사인 돌고래 사냥(9월∼익년 3월)으로 약 1,500마리의 돌고래가 좁은 만에 갇힌 채 작살로 죽임을 당한다고 한다. 돌고래 사냥은 이곳뿐만 아니라 솔로몬 군도, 그린란드, 러시아, 인도네시아, 페루 등에서도 행해진다. 지난 70년 동안 일본에서만 100만 마리 이상의 고래, 돌고래가 살육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IWC는 1986년 상업포경 전면 금지조치를 이끌어 냈지만 과학포경과 돌고래 같은 소형 고래까지를 포함시키는 데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호주는 일본의 고래잡이 관행은 과학적이지 않다며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져가 승소했으나 이를 강제할 국제경찰력이 없어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호주의 비영리 돌고래 행동(Action for Dolphins)과 일본의 자연보호단체인 생명조사기구(Life Investigation Agency)는 일본 국내법(동물복지법)에 의한 새로운 포획 금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법원의 동의(판결)가 있어야 한다고 미국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교수인 ‘피터 싱어’는 말한다.

반면 일본정부는 지난해 9월 브라질에서 개최된 제54차 IWC 회의에서 포경 재개안이 부결되자 IWC 탈퇴(2018.12.26)를 선언하고, 2019년 7월부터 일본 영해와 EEZ(배타적 경제 수역)에서 30여 년 만에 상업적인 포경을 재개한다고 한다. 지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폴리테크니컬대학교의 물리학과 <수학학술지>에 실린 돌고래의 언어 능력에 관한 논문에 따르면 돌고래들은 인간처럼 소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일련의 파동을 통해 단어와 문장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고, 또 대화 도중 서로의 말을 끊지 않는 예의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문성혁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금후 각종 수산정책 추진에 있어 어업인들과 상호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