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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주꾸미김 민 종 전 수산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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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8  23: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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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년보다 보름정도 봄이 일찍 온다고 기상 전문가들은 말한다. 봄은 여인네의 옷차림새에서 느낀다. ‘봄 주꾸미는 가을 낙지 부럽지 않다’는 속담이 있다. 신조어인 ‘얼리 테이스터(Early Tester)’란 말도 있다. 제철 음식을 남보다 먼저 먹기 위해 직접 산지로 찾아가는 미식가를 말한다. 이 열풍은 스토리가 더해진 산지 음식에 대한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덕 대게가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봄이 오면 서천 마량포구나 화성 궁평항을 선두로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1세대 미식 트렌드가 맛집 순례였다면, 2세대는 테이스터 트렌드가 중심이다. 그동안 단 몇 초 동안의 짧은 가족 식사 장면이나 연회 모임 등은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차마고도(車馬古道) 이야기 중에서 장시간 차(茶)를 즐겨 마시거나 토속 음식, 유통경로를 소개한 것이 유일한 ‘먹방’ 고전이다. 현재 한국에서 먹방(먹다+방송의 합성어)이 대세고 신기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식사를 합시다’, ‘테이스티 로드’, ‘식신 로드’ 등이 대표적인 한국 먹방들이다. 미국 ABC방송은 혼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다이어트를 원하는 제3자가 보고 대리만족 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먹방 트렌드는 2008년 온라인 방송인 ‘아프리카 TV’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역시도 TV 먹방 중 ‘심야 식당’, ‘와카코와 술’ 그리고 ‘고독한 구루메(미식가, gourmet)’가 대표적이다. 특히 고독한 구루메는 도쿄 TV가 1994∼1997 기간 중 ‘월간 PANJA’에 연재한 만화를 기초로 드라마화한 것이다. 1인 무역회사의 대표이자 독신주의자인 ‘이노가시라 고로(본명 마츠시게 유카타)씨가 주연을 맡았다. 고독(孤獨) 속에서 풍요(豐饒)로움을 즐기는 주인공이 홀로 일본 식당을 순례하며 식도락을 즐긴다. 서울, 하와이, 방콕 등의 외국편도 방영됐다. 한국에서는 전주비빔밥과 삼겹살에 전통 김치가 소개됐다. 시즌 1과 2(각 시즌 별 10회 내외)로 종영할 계획이었으나 시즌 7까지 나왔고, 그 인기는 국내외에서 대단하다. 그리고 일본 해산물 요리인 각종 회(刺身,さしみ)와 고추냉이(山葵, わさび) 그리고 백합, 바지락 등 패류 식단을 지역 항구를 순회하면서 소개한다. 하지만 봄의 전령(傳令)이라는 한국산 주꾸미(일본명: 飯鮹, いいだこ, 津久見, つくみ)편은 소개되지 못했다. 만약 작가인 ‘쿠스미 미사유키’씨가 한국산 주꾸미의 진가를 안다면 시청자들에게 방영할 것이다. 물론 주꾸미(쭈깨미. 쭈게미 쭈꾸미)는 한반도 남서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천해(淺海)의 수심에 서식한다.

주꾸미(webfoot octopus, short arm octopus)는 팔완목(몸통에 팔이 여덟 개) 문어과의 연체동물이다. 특히 연안의 바위틈, 진흙(벌), 수심이 5∼50m인 얕은 바다에서 늦은 봄에 주로 잡힌다. 겨울철에 움츠렸던 몸 보신에 좋고, 타우린이 낙지의 2배 오징어의 5배가 높다. 지방이 전혀 없어 다이어트 여성들에 인기가 좋다. 서해안은 주꾸미 서식 밀도가 높아 산란(5∼6월)직전 알이 꽉 찬 봄(3∼4월)에는 맨손어업이나, 소라껍질이나 피뿔고둥(rapana venosa)을 사용하여 잡는다. 먹이 활동이 왕성한 가을에는 주꾸미단지, 낭장망(囊長網)이나 쌍끌이 어선을 이용하나 맛이 덜하다. 물론 주꾸미 자원보호를 위하여 금어기(5∼8월)는 준수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여 주꾸미, 아귀, 다랑어에 대하여도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하도록 지난 3월초 입법예고 했다. 시행령이 발효되고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 되면 주꾸미도 문어와 함께 정승반열에 들어갈 것이다. 주꾸미는 삼겹살과 음식 궁합이 제일 잘 맞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 주어 성인병에 좋은 해산물이다. 그러나 식이섬유가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양파, 깻잎 등과 함께 먹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TV의 인기 프로그램인 ’수미네 반찬‘ 코너에서 지난 2월 중순 괌 현지주민을 위하여 ’주꾸미 볶음‘을 소개한 바 있다.

보통 주꾸미에 대하여 3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는 문어(octopus)나 낙지(octopus minor)의 새끼라고 오인하고 있다. 둘째는 머리라고 부르는 부분은 사실은 주요 기관이 내장된 몸통이다. 셋째는 빨판(acetabulum)이 달려있는 다리는 신경조직이 발달된 팔(腕)이다. 주꾸미는 영자로 ‘물갈퀴가 있는 발(webfoot)’이라는 뜻이다. 바닷마을(主産地)에서는 이를 두고 봄 주꾸미는 물량이 없어 못 팔고, 날개가 있어 훨훨 난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국내산 주꾸미는 값이 꽤 높다. 따라서 중국산 주꾸미(短鮹, 望潮, 小章魚)가 대부분의 군소(群小)식당을 지배하고 있다. 2000년대 말 주꾸미 한 마리가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900년간 물속에 잠들어 있던 12세기 고려청자 한 점(2만3천점 수거)을 감싸 안은 채 잡힌 일이 있었다. 이 귀한 주꾸미가 연구기관에 보존 처리됐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어느 분의 입이 호강하였는지 값을 매길 수 없는 주꾸미를 먹은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이 봄에 주꾸미 (돌)솥밥으로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주부들의 해맑은 웃음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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