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은 1950년대부터로 알려져 있다. 2015년까지 총 83억 톤이 생산됐고 63억 톤이 폐플라스틱으로 처리됐다. 그 중 9%만이 재활용됐고 나머지 80%이상은 매립됐거나 자연환경에 버려졌다고 추정한다. 한국은 1965년 미원(주)에서 ‘내쇼날 플라스틱’을 설립한 것이 처음인 것 같다. 금년 2월 말 영국 뉴캐슬대의 과학자들이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여러 곳의 심해에서 잡은 새우를 샘플 조사했더니 10마리 중 7마리에서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 직경 5mm이하)이 나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라는 ‘마리아나 해구’(최대 수심 11000m)에 서식하는 새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미세 플라스틱은 미세 먼지와 함께 우리를 괴롭히는 심각한 환경 문제다. 인간의 무분별한 투기로 바다로 연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흘러들어 간다. 이 플라스틱은 파도에 부딪쳐 부서지고 강렬한 태양 빛에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조각난다. 이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바다를 떠돌고 있다. 먹이사슬(Food Chain)의 최하위에 있는 플랑크톤이 이를 먹고 새우나 작은 고기 그리고 참치, 바다표범, 고래 등이 차례로 먹는다. 한 번 해양 동물의 배속에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 조각은 소화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사람이 이 물고기를 먹고 각종 질병으로 신음하게 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들의 실험 결과에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해류를 타고 태평양에 조성된 거대 쓰레기 섬 중 그 크기만 남한 면적의 16배(양은 8000만 톤)에 이르는 것도 있다. 그 중 약8%가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따라서 바닷물을 정제하여 먹는 ‘소금’에도 똑 같은 성분이 있다고 한다.

영국 왕립통계학회는 2018년의 숫자로 ‘90.5’를 선정한 바 있다. 이는 1950년부터 2015년까지 만들어진 모든 플라스틱 중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비율을 지칭하는 숫자다. 지난해 10월 인천대 교수팀이 ‘그린피스’와 공동으로 21개국의 ‘해염(海鹽)’을 조사한 28곳 중 26곳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다. 연구팀은 이런 소금을 먹으면 1년에 미세 플라스틱 약 2000 조각을 먹는 셈이라고 보고 있다. 요즘 플라스틱에 오염되기 전 고대에 생성된 암염(岩鹽)인 ‘히말리아’ 소금이 뜨는 것도 그런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지난 1월 필리핀으로 수출됐던 쓰레기가 한국으로 되돌아온다. 그동안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으로 보내진 쓰레기 수천톤이 민가주변에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한국 업체는 쓰레기(기저귀, 배터리 포함)를 수출하면서 ‘합성 플레이크’ 조각으로 허위신고 한 것이다. 이것들은 플라스틱 원재료로 사용할 수 없을뿐더러 국가 간 유해물질 이동을 제한하는 “바젤조약”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 책임 하에 이를 다시 수거해오는 것이다.

한국의 2011년도 플라스틱 소비량은 3949톤이다. 특히 비닐봉지 사용량은 216억 개로 핀란드의 100배 수준이다. 여기에 2016년도 소비량은 5445톤으로 5년 동안 대폭 증가했다(그린피스). 해수부는 우선 해양플라스틱 관리 기반 확충을 위해 올 상반기 쓰레기저감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연안에서의 미세 플라스틱 분포를 분기별로 조사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여 관련 DB를 구축한다고 한다. 더불어 ‘해양폐기물법’을 제정해 해양쓰레기 발생원 및 수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도서지역 및 사각지대에 대한 수거체계를 개선하고, 200명의 바다지킴이를 신규 채용해 해안가 쓰레기 관리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공동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중국발 쓰레기 현황과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협력체계도 확립한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고, 그 넓이는 3억 6천만㎢이다. 바다는 수심, 파도, 조류, 수온, 염분 등이 환경에 영향을 받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생태계의 유지와 보존, 자원 개발 등의 중요성으로 인해 사유재가 아닌 공유재이다. 17세기 ‘자유해론’을 주장한 ‘휴고 그로티우스(hugo Grotius)’는 해양 점유의 불가능성, 해양자원의 무고갈성 및 무한한 자정능력을 주장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와 UNCLOS(유엔 해양법 협약, 1994년 발효)이 체결됨으로써 연안국주의(EEZ)시대가 열렸으나, 바다는 더욱 오염되고 있다. 해양생물 학자들은 바다에는 약 30만 여종의 생물군(어류, 해조류, 갑각류, 연체동물, 플랑크톤, 포유류 등)이 살고 있으며 생산력은 육지의 5∼7배라고 한다. 2030년이 되면 세계 인구는 60억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식량문제 해결의 답은 오로지 바다에 있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닥쳐올 미래에 눈 감고 온갖 쓰레기 배출원이 되고 있다. 바다의 생산력에 기대를 걸면서 행동은 거꾸로 하고 있다. 국민 인식을 바꾸고 홍보도 중요하다. 앞서 우리 수산인들이 선박 또는 어촌에서 버리는 플라스틱이 결국 우리 수산업도 옥죄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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