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안 굴 생산업계가 예년보다 두 달 이상 빠르게 문을 닫고 있다. 수요는 넉넉한데, 공급이 받쳐 주지 못하기 때문인데 시즌 초 제기된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굴수협에 따르면 이달 남해안 생굴 생산량이 하루 평균 90톤으로 평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지난 여름 고수온으로 굴이 제때 성장하지 못하고, 연거푸 남해안에 상륙한 가을 태풍으로 탈락 피해까지 발생한 탓이다.

굴수협 관계자는 “태풍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김장철 등 성수기에 집중하다 보니 지금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은 오름세다. 3월 평균 위판가격은 1㎏당 5600원, 예년보다 1000원 이상 올라 원료가격이 비싸 납품 단가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가공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남해안 굴 생산업계는 매년 10월 중순 초매식을 시작으로 이듬해 6월 초까지 출하 시즌을 이어간다. 생굴 가격은 김장철 정점을 찍고 2월 말부터 떨어진다. 가공업계는 이맘 때 저렴한 원료를 수매해 어리굴젓이나 자숙 굴 등 가공품 생산에 들어간다.

원료대 마지노선은 4500원. 가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더 어려워졌다”면서 “거래처 유지를 위해 손해를 감수했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고 고충을 하소연했다.

굴 양식 어민들도 생산성이 떨어져 마냥 좋아할 순 없다.

굴수협 관계자는 “붙어 있는 게 적어 작년 1줄 생산량을 채우려면 올해 3줄 이상을 털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억지로 생산을 늘리면 월하굴이 없어져 10월 햇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굴을 까는 2만여 명의 박신 종사자들도 지금 시즌이 끝나면 2~3개월 치 벌이가 사라진다.

굴 양식업계 관계자는 “월수입을 1인당 150만 원씩 잡아도 모두 200억 원이 넘는다”며 “당장 이들을 위한 대체 일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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