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선호하는 귀한 생선 중의 하나가 굴비이다.

굴비는 조기를 잘 말려서 만든 건어물로 맛이 좋고 기운을 북돋아 주며 예전에는 궁중 진상품이었다.

굴비하면 영광 굴비이고 조기하면 연평도가 떠오른다. 동해안에 대표 어종인 명태가 있다면 서해안에는 조기가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한때 명태가 동해안 지역에 경기를 좌우했듯이 서해안에도 경기가 조기 어획량에 좌우하고 있었다.

송수권 시인은 「황태나 굴비사려」에서 이를 빗대어 노래한 적이 있다. 굴비 한 두룹은 스무마리인데/북어 한 쾌도 스무마리다/남쪽은 보리가 익는데 조기철이고/북쪽은 눈이 내리는데 명태철이다/칠산 앞바다 봄바람이 불면 너는 오고/주문진 속초항에 눈이 오면 나는 간다/나는 생태탕이 그리워가고/너는 생조기탕이 그리워 온다/맛따라 오고 간다/눈따라 오고 가고/바람따라 오고 간다.

영광 법성포 지역이 조기를 굴비로 가공시키는 과정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자연 조건인 갯바람과 습도가 더없이 가장 알맞은 지역이다. 따라서 굴비는 자연조건을 갖춘 곳에서 정상적인 가공공정을 거치지 않으면 장기 보관이 어려워서 영광지역이 많은 조기를 처리하는데 가공 기술과 자연 조건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서해안에서 잡은 조기는 금강 하구에 있는 가장 큰 장터인 강경 장터에서 거래됐으며 강경장은 조선시대 평양장, 대구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장터의 하나로 조깃배가 들어오면 강경장터는 분주하고 북새통을 이룬다는 소문난 장터였다.

조기 어장으로는 연평도가 제일이고 흑산도, 위도, 칠산 앞바다 순으로 꼽고 있다.

연평도에는 조기와 관련 있는 역사박물관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조기를 처음 잡기 시작한 사람이 조선 중기에 이름난 임경업 장군으로 ‘평민사’라는 임장군의 사당을 세우고 해마다 풍어제를 지내는 곳이 연평도 섬이다.

얼마 전에 판교에 있는 보리굴비 전문 음식점에 몇몇 친구들이 모였다. 그 중에 몇 사람은 처음 먹는 음식이라선지 떨떠름한 기색이 완연했다.

원래 보리 굴비 밥상은 시원한 찬물에 밥을 말아서 보리 굴비를 쭉쭉 찢어서 밥에 얹어 먹으면 입맛이 되살아나고 찰떡 궁합의 음식이라고 흔히 말하고 있다. 예전에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에 영광 지방의 전통 저장 방식으로 조기를 말려서 굴비로 만들고 굴비를 다시 통보리 속에 묻어두고 오래오래 먹는 습관이 있었다. 이는 남도의 전통 음식으로 수분 함량이 20 % 일 때 통보리 속에 한 달간 보관하면 수분 흡수현상도 없고 노란색을 띠며 맛이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언젠가 상품화 되면서 보리굴비 밥상이란 브랜드를 달고 곳곳에서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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