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력일간지에 ‘주일 미군, 중.러와 함께 북을 핵 보유 선언 국으로 표시. ‘아(阿))Q 급 정신 승리’라는 촌철살인(寸鐵殺人)급 경구가 실렸다. 며칠 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 미 정보 수장들 및 지역 군사령관도 북의 비핵화는 믿을 수 없다고 가세했다. 한 언론 사설은 ‘분식 비핵화’라는 경제 용어로 미.북 회담결과를 전망했었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스몰딜(small deal, 단계별 합의)로 해결할 것인가, 빅딜(big deal, 일괄 타결)로 ‘고르디우스 매듭(복잡한 문제를 대담한 방법으로 해결)’ 끊기를 우려스럽게 지켜보았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2월 27∼28일)이 결렬된 노딜(no deal)로 끝났다고 세계 주요 언론들은 보도했다.

필명이 루쉰(魯迅, 본명은 周樹人 1881-1936)은 1902년 일본으로 건너가 의학을 공부하고자 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에서 본 중국 의술(中醫)에 대한 의심을 가져 서양의학을 공부하고자 했다. 1902∼1909년 고분학원(弘文學院)에서 일본어 학습과 센다이의학전문학교(仙台醫學專門學校)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루쉰은 일본 유학 중 일본군에게 잡힌 중국인이 일본군 병사에 의해 참수당하는 일명 ‘환등기 사건’을 겪으면서 의학을 포기했다. 의학으로는 당시의 무지몽매한 중국인들을 깨우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문학으로 전향했다. 그는 1921년 <아(阿)Q 正傳, 精神勝利法>을 발표했다. 이름도 없는 날품팔이 농민 아(阿)Q를 내세워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 뒤에도 청나라 문화를 타파하지 못한 중국민족의 허약함과 부정적인 면을 예리하게 비판했다. 아(阿)Q인 그는 혁명을 외치고 돌아다녔지만 혁명군에 의해 도독의 누명을 쓰고 총살당했다. 작가 루쉰은 급변하는 중국사회에서 발생하는 사상운동과 무지로 인해 자신이 왜 죽는지 조차도 모르는 혁명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따라서 ‘아(阿)Q 급 정신 승리’는 북한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북한은 핵무기 개발은 주권사항이고 자위권이라고 강변하는데 국제사회가 동의하는 쪽으로 기우는 것에 우쭐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의 진정한 승리가 아니라 아(阿)Q급 정신 승리라는 것이다. 우리 또한 조선 말 고종황제 시절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강대국 간의 힘겨루기로 인한 민초들의 고충을 잊고 있다. 북한 핵이 우리 민족의 공동 핵인 냥 견강부회(牽强附會)와 무사안일로 당시 중국의 사회현상을 닮아가는 현실을 아(阿)급 정신 승리라고 조롱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북한 모두를 동시에 겨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금년 들어 미세먼지 경보가 수차례 있었다. 급기야 대통령은 미세먼지 대책을 재난 수준으로 대처하라고 지시하니 인공강우 실험 등으로 난리법석을 떨었다. 더욱이 어느 일간지에서는 가정에서 고등어를 구울 때가 삼겹살을 구울 때 보다 미세 먼지가 12배 더 높다고 하여 고등어가 대기오염의 주범인 냥 오도하고 있다. 고등어를 물고 늘어지는 제2탄이다. 전국 1,980만 가구가 한 날 한 시 또는 매일 고등어를 굽는다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몇 평에 불과한 실험실 자료를 마치 대기 미세먼지 자료와 비교하는 것이 올바른 냥 과대 포장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부산항은 무역항이면서 어항이다. 부산의 초미세먼지는 대형선박의 배출비중이 51%, 중국 발, 경유차 순이다. 그 외 지역도 산업. 공업단지, 석탄 화력발전, 농가 폐비닐 연소, 축산 농가의 분뇨, 고속도로의 노후 경유차 등 지역에 따라 미세먼지 배출원이 각각 다르다. 고등어 구이는 주부들이 건강에 주의할 수준으로 이를 대기 오염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코 ‘고등어는 죄가 없다’. 이 시비 역시 본말이 전도된 아(阿)Q급 정신승리다. 작년 하반기 국회에서 ‘어선 현대화 방안’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있었다. 이날 발제자, 토론자들은 종전과는 달리 앞으로 어선의 신조선 대체는 어획능력 증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 국내 26개 대학에 조선공학과와 부설 연구소는 있다. 하지만 43,000척에 이르는 우리 연근해어선 관련 전문 연구소가 하나도 없다. 정부는 2019년 원양어선 분야에도 안전펀드 1700억을 조성하여 선령 40년 초과 선박 17척을 연차적으로 2023년까지 신조 대체하는 제3차 원양산업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2019∼2024년간 사업비 450억 원을 투입하여 어업현장의 현안(안전조업 및 자동화 기술) 해결 지원 사업을 해양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출연으로 하되, 기업참여 시 규모에 따른 매칭 방법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과연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대형선망어선의 휴어기 사업 인건비로 32억 원을 신규로 지원한다. 수협중앙회도 새로운 회장 선출을 계기로 수 십 년간 성과 없이 메아리만 컸던 수산물 유통업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니 지켜 볼 일이다. 따라서 정부나 수협의 야심찬 계획이 성과만을 포장하는 ‘아(阿)Q 정전’이 되지 않도록 수산인 모두는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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