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 양식의 선두 주자인 광어는 국내 주력 양식품목으로서 ‘국민횟감’의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최근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2019년 1월 광어 산지가격의 실질가격은 kg당 7,647원으로 10년 전 대비 21.6%나 하락했고, 명목가격 또한 8,600원으로 생산비(9,739원/kg)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와 같이 생산비를 밑도는 광어 산지가격이 형성된 경우는 지난 10년 사이 세 차례(2008년, 2014년, 2018년)나 있었다. 3개년 모두 가격 하락 원인은 공급 과잉에서 비롯됐다. 1.0kg 이상 크기의 광어 출하가능물량을 기준으로 할 때 이 세 경우 모두 전년보다 80% 이상 많아지면서 2008년 산지가격은 2007년 대비 17.5%, 2014년과 2018년에는 각각 24.2%, 12.0%씩 하락했다. 그러나 출하가능물량이 급증한 원인은 각각 상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의 경우 광어 양성물량(12월 말 기준)은 전년 대비 2.9%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1.0kg 이상 크기의 출하가능물량이 급증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인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으로 광어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2014년의 경우 양성물량이 전년 대비 22.8%나 늘어나 공급 과잉 의 원인으로, 1.0kg 이상 크기의 출하가능물량 역시 83.2%나 증가했다. 2018년에는 양성물량이 전년 대비 4.0% 증가에 그쳤지만, 1.0kg 이상 크기의 출하가능물량은 2배 이상 급증했다. 횟감용 총 어류 공급량도 12만 4,032톤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지만, 광어 공급 비중은 오히려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28.3%였다. 이는 횟감 대체어종인 ‘연어’와 ‘방어’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1.0kg 이상 크기의 광어 출하가능물량이 적체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의 경우 광어는 월평균 3,700톤 내외로 전체 공급량의 50~60%를 차지했으나, 2018년 에는 광어의 월평균 점유율은 30~40%로 낮아졌다. 반면 연어 월평균 공급량은 10년 전 대비 3배 증가한 3,636톤이었으며, 점유율 또한 대부분 월에서 50%대를 기록했다. 방어 역시 2008년에는 겨울철(10월~2월) 월평균 점유율이 4~5%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 15% 이상을 차지했다.

이번 2018년 광어 가격 하락은 공급 과잉과 더불어 소비 패턴 다양화에 따른 광어 수요 감소에 기인된 것으로 그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즉 활어로 먹는 광어보다 선어 형태로 소비되는 ‘연어’, ‘방어’가 더 높게 나타나는 등 횟감시장의 소비트랜드가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침체된 광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결국 광어가 최종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생존전략을 찾아 나서야 할 때이다.

첫째, 생산비 절감형 양식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생산비를 밑도는 산지가격 형성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식경영의 불안정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광어 양식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량종자 개발연구의 확대가 필요하며, 현재 고비용의 생산구조를 체계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마트양식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년부터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양식에 업계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둘째,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위생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최근 광어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국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우선 정부에서 추진 중인 2022년 배합사료 의무화 등 안전한 광어 생산을 위한 기준안 마련이 선행돼야 하며, 생산자의 자발적인 참여 또한 전제돼야 한다. 본 제도가 정착되면 소비자 신뢰성 확보 및 안전성 문제 완화에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소비측면에서는 ‘활어’에서 탈피한 시장 세분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광어를 횟감용 활어로 주로 소비했으나 현재와 같은 소비패턴으로는 광어시장이 축소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고가의 대(大)광어 프리미엄 시장 고수와 동시에 광어의 참맛을 널리 알림으로써 두터운 소비층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고비용의 생산시스템으로는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광어양식의 경영비 절감 방안도 동시에 수반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제품개발 및 맞춤형 홍보전략 마련이다. 광어는 보통 4인 기준의 ‘광어 한 마리’로 소비되는 경향이 많지만, 이제는 1인 가구 수 증가에 맞춘 1인용 포장회, 회덮밥, 초밥, 물회 등 다양한 아이템 발굴이 중요하다. 또한 스마트 시대에 맞춰 홍보 방법의 다변화(SNS, 드라마, TV 프로그램 내 PPL)를 통해 ‘광어 알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주 산지의 장점을 살린 지역마케팅 강화를 통해 광어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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