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휴어기를 2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 시행하는 것을 놓고 부산공동어시장 내 생산자와 유통인 단체 간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도매인협동조합과 부산항운노조의 ‘주 40시간 근무’ 결의에 따라 주말 경매 전면 중단 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돼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공동어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공동어시장 중도매인들은 총회 결의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8시간만 근무하는 ‘비상근무 체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행히 2월은 ‘고등어 주어기의 끝물’에 해당하는 시기여서 대형선망업계가 하루 1만~2만 상자가량의 고등어와 삼치를 풀어 지금까지는 물량 처리에서 눈에 띄는 차질은 빚어지고 있지 않다.

문제는 중도매인과 노조의 주 40시간 근무 방침에 따라 기존에는 위판장이 열렸던 토요일 경매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점이다. 공동어시장에서 토요일 위판이 중단되면 금요일 오후 들어온 어선은 경매가 시작되는 월요일까지 꼬박 이틀을 기다려야 한다.

어획물 신선도 저하와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어가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운반선 발이 묶이면서 조업 차질은 물론, 공동어시장으로 들어오려던 어선들도 뱃머리를 다른 위판장으로 돌리기 때문에 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 ‘24시간 운영을 통한 적시 처리’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부산공동어시장 위상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도매인 측은 당장 지난 16일부터 토요 경매 중단에 돌입하려 했으나 논의 끝에 일단은 이를 한 주일 유예하기로 했다. ‘주 40시간 근무’ 방침을 지난 주 초 대형선망업계와 어시장 측에 통보한 만큼, 이들로서도 최소한의 대응 시간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주는 월명기에 들어 위판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적인 토요 경매 중단은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어시장 측은 지난 18일 조합장 간담회를 열고 중도매인과 노조의 조업 단축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어시장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휴어기 확대에 따른 중도매인들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판로 개척비를 지원하거나 미수금 연체료를 낮춰주는 안,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안, 휴어기 2개월은 전체 대형선망 선사가 조업을 중단하고 나머지 1개월은 선사들이 2개조로 나눠 보름씩 번갈아 조업하는 방식을 선망 측과 협의하는 안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대책을 모색했으나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어시장 대표가 공석인데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5개 수협 조합장 역시 다음 달 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일부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된 협상력과 중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부산시와 해수부 등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