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들어서자 강원도 내 강천에서는 물고기 축제가 한창이다. 평창 송어 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인제 빙어 축제, 홍천강 송어 축제가 1월 내내 열렸다. 강원도는 산이 많아 눈과 얼음의 상징인 겨울 축제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지리적, 인적, 경제적으로 약세인 강원도가 물고기 덕택으로 겨울철이면 축제장이 호황을 누리고 인파가 몰려들고 있으니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 볼만한 축제는 1월 27일 폐막된 작은 산골 마을에서 펼쳐진 화천 산천어 축제로 올 겨울에 약 200만명이 얼음낚시에 취해서 최다 관광객 기록을 남겼다.

금년이 제16회로 처음에는 50만명이 못 미치면서 시작하더니 13년간 매년 100만명이 넘는 호황으로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폐막식 최종 집계에서 184만명이 참여해서 얼음 구멍 사이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손맛을 즐겼으니 겨울철 놀이로 그만한 것도 없을 성 싶다.

더욱이 외국인 관광객도 15만 명이 다녀갔으며 참가자들의 국적도 중국, 베트남 등 40여개 나라로 다양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많은 수산물 축제가 있지만 화천 산천어 축제가 해외 언론에 가장 보도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축제장은 화천교 다리가 있는 화천천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곳은 추운 지역으로 영하 10℃ 이하로 꽁꽁 얼어붙어서 그 얼음에 구멍을 뚫고 수만 마리의 산천어를 풀어서 얼음낚시를 즐기면서 축제가 시작된다. 화천군(내수면계)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금년에도 개인 양어장 19개소에서 사전 계약을 하고 1년생 산천어 185톤(555,000마리)을 납품받아 축제기간에 사용되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냉수성 어종으로는 송어, 산천어, 열목어, 곤들메기가 있는데 산천어는 도입 어종인 송어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몸에 반점이 뚜렷하고 깨끗한 1급수에 사는 토종 물고기이다. 그리고 이를 횟감으로, 훈제품으로 많이 먹지만 내륙 지방에서는 겨울철 별미로 인기가 높은 어종이다. 냉수성 물고기는 겨울에 맛을 내는 제철 물고기이지만 이 시기에는 채란과 부화 그리고 새끼를 키워내는 시기이므로 엄동설한 추위 속에 작업을 하는 고생스런 물고기이다. 양식 어종으로는 송어에 비하여 산천어가 투자효과면에서 적합 어종은 아니지만 양식과 관광 양어 라는 효자 업종으로 절묘하게 개발한 화천군을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화천지역이 산천어 생산지도 아니면서 지역 특성을 살리고 냉수성 물고기를 선정한 것은 안동 간고등어와 봉화 은어 축제가 그렇듯이 생산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면서 그 지역의 명물로서 상징성을 살리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은 그 만큼 끈질긴 연구와 노력에서 얻은 산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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