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복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중금속 오염 누명을 쓴 수산물에 대하여 몇 가지 짚어 보고자 한다. 중금속(수은, 납, 카드뮴, 비소 등)은 지각(地殼)을 구성하는 성분이므로 자연환경은 물론 동식물이나 인간 체내에도 미량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 토양이나 수질, 미세먼지 등 환경으로부터 유입되었을 것이다. 특히 광산이나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기물로 인해 오염된 하천이나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나 땅에서 수확한 농산물 등에도 인체에 유해한 농도의 중금속이 허용치를 초과하여 있을 수 있다. 한편 바다는 산업체나 인간이 마구 버린 폐기물(생산자)로 인한 토양이나 하천의 오염물질이 최종적으로 다 모이게 되므로 먹이사슬(food chain)에 의거 플랑크톤이나 작은 고기 또는 이를 크기별로 먹고사는 상위 계층(소비자)의 어류는 일부 중금속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다양한 제품과 산업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 광산에서 다량의 수은을 채취했을 뿐 아니라 석탄을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뿜어대는 매연에도 포함되어 있어 이것들이 바다로 점차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우주홀(WHOI), 라이트 대학(Wright State University) 그리고 네델란드 왕립해양연구소(RNISR)의 다국적 연구자들은 대략 산업화 이전의 3배에 달하는 수은이 바다로 흘러들어 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바다로 흘러들어간 수은의 총량은 약 6만∼8만 톤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바다 전체로 보면 수은 함량의 10% 정도에 해당 되지만 위 아래로 물질교환이 일어나지 않는 심층수를 제외한다면 100m 이내의 수심 바다에서는 산업화 이후 수은 농도가 무려 3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즉 2/3가 인간의 무책임하고 무절제한 활동에 기인된 오염이라고 한다.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50년간 추가될 수은의 양이 지난 150년간 추가된 양과 비슷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하버드대학 주도의 2009년 연구에 따르면 북태평양은 지난 20년 동안 산업용 수은 배출량의 증가로 바다의 수은 함유량이 약30% 상승하였고, 2050년 까지는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세계적으로 20년 연속 최장수국가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25%, 2055년 40% 추정)로 진입한 일본은 수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2017년 1인당 수산물 소비 58kg)하는 국가 중의 하나다. 특히 일본의 10대 생활 수칙 중에 어릴 때부터 해산물을 먹는다가 있고, 회(膾)문화는 거의 독점하고 있다. 더욱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참치는 수은 함유 농도가 높다고 경고(미국 FDA는 계속 식용 권고)하는 소비관련 기관이 많음에도 세계 참치 생산량의 대부분(통조림용 제외)을 횟감으로 먹고 있다. 물론 일본도 과거에 중금속 진통을 겪었다. 1956년 일본의 구마모토현(熊本縣)의 미나마타 강(水俣川)에서 잡은 어패류를 먹고 당시 ㈜신일본질소비료가 무기수은이 함유된 공장폐수를 방출하여 미나마타 병(みなまた)에 걸려 죽은 사람 수가 많아 근래까지 사회문제화 됐고, 1947년 도야마현(富山縣)의 진즈 강(神通川)하류에 위치한 마을에서 상류 소재 ㈜미쓰이 금속광업소가 카드뮴이 포함된 폐광석을 투기해 오염된 땅에서 생산된 쌀을 먹고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 이타이이타이 병(痛い いたい-일본어로 아프다)으로 수 십 명이 장기간에 걸쳐 사망했다. 이 후 일본 정부는 하천 오염에 대한 법과 규정을 강화하고 산업폐기물 투기 감시를 두껍게 했다.

금속 중 유일하게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수은은 자연계에서 금속수은(온도계, 체온계. 치과용 아말감 등)과 무기수은(농약, 방부제 등)이 있다. 특히 무기수은은 미생물에 의해 유기수은인 메틸수은으로 바뀐다. 이런 메틸수은은 플랑크톤 같은 작은 생물이나 식물을 통해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유입된다. 최근 한국수산과학지에 의하면 우리나라 연안 수산물 중 먹장어(꼼장어)가 수은 함량이 가장 높고, 조피볼락(우럭), 대구, 참다랑어 순이고 전어, 숭어, 주꾸미가 비교적 낮다고 보도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바다에 수은이 높게 되었는지의 원인 분석과 대책은 없고, 결과만 가지고 수산물의 수은 함량이 높으니 과식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취약 계층(임산부나 어린이 등)이나 건강한 성인도 음식을 통한 섭생(攝生)이 중요하다. 중금속은 체내 반감기(반으로 줄어드는 기간)가 장기간이므로 한 번 유입되면 배출이 쉽지 않다. 일본인들이 수은이 함유됐다는 해산물을 최고로 많이 먹고도 장수하는 비결은 미역, 다시마, 굴 등의 해산물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조류에 포함된 알긴산은 끈끈한 성질로 체내 중금속을 흡착하여 변으로 배출 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마늘(알리신 성분-근래 소비량 급증). 클로렐라의 엽록소와 녹차 및 녹차를 이용한 요리(おちゃつけ-녹차 밥말이)등의 탄닌 성분이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한다고 한다. 특히 항산화 효소의 구성성분인 셀레늄이 풍부한 굴(Oyster, かき)을 자주 먹으면 세포 기능이 활발하여 중금속 배출에 효과가 있다. 세계 농업식량기구인 FAO는 세계적으로 어류가 인간이 소비하는 단백질의 6.5%, 동물성 단백질 공급의 16.6%를 담당한다고 발표했다. 어류는 불포화 지방산, 탄수화물, 콜레스테롤이 낮고 고단백질로 광범위한 필수 미량영양소(비타민, 미네랄 등)가 들어 있다. 따라서 적은 량으로도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주 영양 공급원이다. 광활한 바다도 자정(自淨) 능력에 한계가 있다. 각종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관·민이 한층 노력해야 함은 우리 모두의 과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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