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굴비산업의 돌파구가 될 양식참조기가 올해 들어 첫 대량 위판됐다.

영광군은 자연산 원물 조기 부족으로 위기에 내몰린 지역 굴비산업 회생을 위해 지난해부터 참조기 양식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영광군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지난 6월 양식 협약(MOU)을 통해 함평만 가두리 양식장에서 길러진 양식참조기가 지난 13일 영광군수협 법성포위판장을 통해 굴비생산 업체에 공급됐다.

앞서 영광군은 안정적인 굴비가공용 조기 원물 확보를 위해 지난 여름 신안과 함평 해상가두리 양식장에 참조기 100만마리를 입식했는데 출하를 한 달여 남겨 놓고 전남지역 양식장을 강타한 제25호 태풍 '콩레이'와 여름철 폭염의 영향으로 지속된 고수온 탓에 성과는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평만 가두리 양식 참조기는 태풍에 가두리가 찢어지거나 떠내려가면서 양식 중이던 조기가 일부 망실돼 약 20만 마리가 위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안 해상 양식 참조기는 고수온으로 먹이 투입량을 줄이면서 성장이 더뎌져 출하가 내년 봄께로 미뤄졌다.

바닷물 온도가 28~29도에 이르는 고수온 때 양식참조기에 먹이를 공급할 경우 집단 폐사로 이어지는 탓에 일정기간 먹이를 주지 않게 되기 때문에 성장률이 더뎌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영광군이 지역 축제식 양식장에 입식한 10만 마리도 고수온 탓에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쳐 수협을 통한 위판 대신 도소매 업자를 대상으로 개별 판매할 예정이다. 바닷가에 둑을 쌓아 기르는 축제식 양식장은 한파에 취약한 탓에 월동을 할 수 없어 겨울이 오기 전에 양식어종을 출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광군은 올해 굴비가공용 원물 조기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대치에는 못 미치지만 양식참조기가 처음으로 대량 위판 되는데다, 자연산 참조기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광군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영광 지역에서 위판 된 자연산 참조기는 총 4935t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3400여t이 위판 된데다 이번 달 내로 3000여t이 추가 위판 될 예정이어서 지난해보다 굴비가공용 원물 조기 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올해 양식 참조기 출하량이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연산 조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굴비생산 어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에도 양식방법을 다양화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참조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위기의 굴비산업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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