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 천수만 갯벌에서 바지락이 집단 폐사해 어업인들이 시름에 잠겨있다.

태안군과 양식어업인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부터 안면읍과 고남면 일대 양식장에서 바지락들이 갯벌 위로 올라와 말라죽기 시작해 현재는 23개 어촌계가 운영하는 29곳의 양식장 3백64㏊로 피해가 확산됐다.  이는 태안군 내 전체 바지락 양식장 9백7㏊의 40.1%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들 양식장의 바지락 폐사율은 평균 40%대이며 특히 고남면 옷점마을은 60%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바지락들이 폐사하자 양식장은 죽은 바지락의 속살을 먹으려고 몰려든 어린 집게들의 천국이 됐다. 이 같은 봄철 바지락 집단폐사는 2004년부터 3년째 되풀이되는 것으로 지난해에는 33개 양식장 4백41㏊가 피해를 봤다. 바지락 채취어업인 장종점(60·여·고남면)씨는 "마을 주민들이 빚을 얻어 종패(種貝)를 뿌려놨는데 이렇게 다 죽어 나자빠지니 환장할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대산지방해양수산청과 서해수산연구소는 정밀 원인조사에 착수했다.

 대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갯벌이 오염되고 수질도 악화돼 있는 등 전반적인 서식환경이 좋지 않아 폐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다"며 "어업인들에게 양식장 관리방법을 전파하는 한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4년과 지난해 폐사에 대해 서해수산연구소 등은 겨울에 발생한 잦은 폭풍과 조류 유동에 따른 지반변동으로 갯벌에 얕게 들어있던 바지락이 표층으로 노출된 뒤 꽃샘추위를 겪으며 생리적 기능이 저하돼 폐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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