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7월 6일 00시,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하고, 중국은 이에 보복하면서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이 8월 23일 추가로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은 장기전 양상에 돌입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 간의 무역전쟁은 수산물 교역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양국은 세계 수산물 교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양국 간의 거래 비중 역시 높아, 해당 국가 간의 수산물 관세 인상은 세계 수산물 교역환경에 연쇄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3년간 양국 간 수산물 교역은 꾸준히 이뤄져 왔으며,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틸라피아, 대구, 연어 등의 냉동 필레트(0304류)를 비롯해 조제보존 갑각류 및 연체동물 등의 가공품(1605류), 조제보존 어류 및 캐비아 대용물(1604류)을 수입한 반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냉동 연어 및 넙치류(0303류), 어분(230120류)을 주로 수입해왔다. 즉,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가공품 중심의 수입 구조를 지닌 한편,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냉동 원물 중심의 수입 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제3국에게는 미국으로 가공품 수출을, 중국으로 원물 수출을 각각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거래해온 연간 수산물 교역 규모(수입 기준)는 약 44억 달러가량으로 세계 수산물 교역(1,550억 달러)의 약 3%가량을 차지한다. 해당 시장은 결코 작지 않은 규모로, 주요 수산물 수출국들은 44억 달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양국 간의 관세 인상은 제3의 수산물 수출국들에게는 가격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 수출 확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징후는 이미 포착되고 있다. 중국 시장으로는 알래스카 연어 대신 칠레산 연어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메인 주의 바닷가재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산 바닷가재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중국산 팡가시우스의 대미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산 팡가시우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냉동 원물 및 가공제품 수출에 경쟁력이 있는 태국의 경우 중국, 미국 양쪽 모두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업계 역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모델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인상은 제3의 대미, 대중 수출국에 반사이익을 미쳐,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모델이다. 반면, 세계 제1의 수산물 수출국인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중국으로 하여금 태국 등 타국으로의 수산물 수출 집중도를 높여 우리나라의 대태국 수출 경쟁력 감소라는 부정적인 모델도 공존한다.

한편, 2018년 우리나라의 대미, 대중 전년 동기 대비 수출(8월 누적)은 각각 0.1% 감소, 3.5% 증가로 순항 중이다. 미・중 무역 전쟁 개시 후인 2개월(7월~8월) 간에는 대미, 대중 수산물 수출이 각각 15.6%, 9.7%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2개월 간 양국으로 수산물 수출이 증가된 요인을 살펴보면, 미국으로는 이빨고기(전년 동기 대비 199.6% 증가), 중국으로는 게(전년 동기 대비 164.5% 증가)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미・중 무역 전쟁을 통한 수출 증대로 보긴 어렵다. 그러한 이유는 이빨고기는 전량 원양산으로 월별 수출 등락이 큰 품목이며, 게의 경우 수입재수출 품목이어서 실질적인 수산물 수출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수산물 교역에 있어 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인상 및 무역 전쟁의 장기화 조짐은 양국에 주로 수출하는 제3의 수산물 수출국에게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에 거래되던 수산물이 태국 등 타국으로 수출될 수 있다는 점은 늘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우리 수산물 수출에 있어 중국과 미국은 제2위, 제3위 수산물 수출 대상국이고, 태국은 제4위 수산물 수출 대상국이다. 즉,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역환경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전략적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