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서해 공동어로구역 시범적 설치' 사업의 세부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서해5도 어민 대표 간 회의가 조만간 개최된다.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상임대표 박태원)는 해수부와 인천시, 옹진군 등 공동어로구역 관련 기관과 만나 후속 대응 방안에 대해 조만간 비공개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령도와 북한 장산곶 사이에 설치될 예정인 공동어로구역의 구체적인 범위는 남북군사 공동위원회가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지만, 조업 방법과 대상 등은 정부·지자체의 수산 관련 부서와 어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전망이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현재 서해5도에는 237척의 어선이 활동하고 있다. 백령면이 102척으로 가장 많고, 대청면이 75척, 연평면이 60척이다. 한정된 구역에 모든 어선이 들어가 조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상 선박을 정하는 기준이 우선 과제다.

또 해당 구역에 어떤 어종이 얼마나 살고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어획 가능한 수산물 종류, 그물코 크기, 금어기를 설정하는 문제도 중요한 논의 대상으로 알려졌다.

운동본부는 평양정상회담에 앞서 정부와 가진 2차례 비공개 회의에서 ▷남북 군사적 충돌방지 합의와 조업규제 완화(1단계) ▷NLL 해상파시 등 수산경협(2단계) ▷NLL의 새로운 어업질서 확립(3단계) 등 서해 평화수역 조성을 위한 3단계의 장기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또 공동어로구역 지정에 앞서 서로 단절된 백령·대청 어장과 연평어장을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민간인이 살지 않는 우도 인근 해역은 자원보호 수역으로 지정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운동본부는 앞선 2차례 회의 때 만해도 공동어로구역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9월 평양회담을 통해 1단계 과정이 물꼬를 텄기 때문에 곧 열릴 3차 회의에서 세부적인 이행 방법을 두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시범적 운영 이후 공식 공동어로구역 지정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시급한 야간조업 허용, 어장 확대, 소연평도 선착장 준설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태원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어선 세력과 어획 강도를 고려한 적정한 공동어로구역의 질서가 마련돼야 한다"며 "입어와 수산물 교역권을 서해5도 어민들에게 부여하고, 그 가족들인 주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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