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성어구의 성능에 대한 어민들의 불신 때문에 지속적인 보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보급률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수부 소관 2017회계연도 결산 주요사업별 검토의견에 따르면 2017년 생분해성어구 보급사업 예산 34억 500만원의 지자체 실집행 내역은 교부액 34억 500만원 및 전년도 이월액 5억 4,900만원을 합한 예산액 39억 5,400만원의 80.1%인 31억 6,600만원을 집행했다.

해양수산부는 이 사업의 당초 편성 예산 46억 500만원을 경북, 강원, 충남 등 7개 지자체에 나눠 교부했으나 연도 중 전남, 충남, 제주에서 12억원을 반납함에 따라 당초 편성된 예산액을 기준으로 한 지자체 실집행률은 61.4%로 낮은 수준이다.

해양수산부는 이와 같은 연도 중 내역변경에 대해 생분해성어구를 만드는 원료인 두 종류의 수지(PBS, PBSAT) 중 한 가지(PBSAT)를 생산하던 국내 유일의 생산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해당 수지를 원료로 하는 꽃게자망, 참조기자망을 지원하는 전남, 충남, 제주도가 사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생분해성어구의 수지를 생산하는 업체가 경영난에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정부보조 사업으로만 유지되고 있는 생분해성어구 시장 특성상 정부 보조금 수준으로 시장규모가 확정된 상태에서 생분해성어구에 대한 성능불신, 어획량 급감으로 인한 어구 사용량 감소 등으로 업체가 경영을 유지할 만한 소비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례로, 2017년 생산이 중단됐던 PBSAT 수지를 원료로 생산되는 생분해성어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참조기자망의 경우, 참조기자망에 대한 어민들의 성능불신으로 인해 해당 어구를 주로 보급하는 제주도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평균 예산 실집행률이 34.8% 수준에 그쳐 충분한 수준의 PBSAT 수지의 시장규모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생분해성어구 중 유일하게 매년 꾸준히 높은 수준의 보급실적을 보이던 대게자망과 붉은대게자망 중 붉은대게의 경우 최근 어획량 감소로 보급률이 급감했는데 매년 상당 수준의 예산을 집행하던 강원도의 생분해성어구 보급사업 실집행률 또한 2015년 93.1%에서 2016년 56.3%, 2017년 45.7%로 낮아지고 있다.

생분해성 어구 보급사업은 지난 2007년 대게자망 보급으로 시작됐는데, 2010년 붉은대게자망, 2011년 붕장어통발, 꽃게통발, 가자미자망이 최초로 보급돼 보급 대상 업종이 다양화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후 매년 6〜7종의 생분해성 어구만이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게와 붉은대게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경우 지속적인 보급이 이뤄지지 못했고 보급률 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안정적인 생분해성 어구의 생산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로서 이같은 시장구조가 지속된 결과 2017년에는 원료 생산 업체의 생산중단으로 사업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나마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던 붉은대게자망도 어획량 감소로 보급이 감소하고 있는 등 특정 어구에 의존적인 시장 구조의 한계도 노출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생분해성어구의 성능에 대한 어민들의 불신 때문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22종의 생분해성 어구 중 기존어구와 100% 동등하다고 평가받는 7종의 생분해성어구 중 대게자망, 붉은대게자망 등 2종만 활발한 보급을 보이고 있을 뿐 나머지 붕장어통발, 꽃게자망, 새우통발, 대구자망, 붉은대게통발 어구의 경우 일반 나일론어구와의 차액을 전액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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