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경제사정이 좋아지고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뱀장어 수요가 증가되어 자원 남획으로 풍천장어 자연산을 찾기 어렵고 양식을 위한 실뱀장어도 과거에 비해 1/3밖에 잡히지 않고 있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리고 고창 선운사 앞 주진천에 뱀장어 자원이 줄어들면서 갯벌에 ‘고창갯벌풍천장어’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하고 있고, 소규모 양만(養鰻)을 통하여 풍천장어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고 있다.
옛날부터 고창은 작설차(雀舌茶), 복분자주(覆盆子酒)와 함께 풍천장어(風川長魚)를 3대 특산물로 여겼다. 장어에 많이 들어있는 지방은 식물성 지방과 비슷한 성질의 불포화 지방산이며 비타민 A가 소고기보다 1,000배 많은 양이고, 100g당 열량도 소고기의 두 배이고 비타민 E도 높아 여름철에 특히 좋다. 특히 남성의 성기능 개선과 항암효과 등 필수 지방산의 덩어리 이며 최고의 정력 강장식품의 대명사로 사랑받고 있다. 초복은 지났으나 중복과 말복이 8월 중순까지 걸쳐있어 삼계탕(蔘鷄湯), 민어탕과 함께 그 수요가 넘치나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높은 것이 흠이다.
인접 일본국에서도 40도C 폭염이 계속되고 우리와 비슷한 복날(도요노우시노히, 土用の丑の日)에는 뱀장어를 먹는 풍습이 있다. 일본 도쿄 최대 어시장인 츠키지(築地)시장에서는 뱀장어 공급부족 때문에 거래량이 급감했다고 한다. 도매가격은 1kg 5,500엔(약5만52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40%나 올랐다고 한다. 특히 뱀장어 품귀현상은 양식에 필요한 실뱀장어가 지난해 급감하면서 일본을 비롯하여 한국, 중국, 대만 등도 같은 처지에 있다. 일본은 뱀장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던 가고시마의 경우, 올해 잡은 실뱀장어의 양이 작년의 1/3에 불과 했다. 일본 식품업계에선 장어 판매경쟁을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의 경우는 대체식품이라도 있다. 우리는 초복 무렵 닭을 가장 많이 먹는다. 여름 보양식의 하나인 삼계탕은 초복, 말복, 중복 순으로 소비량이 많다고 한다. 닭 목을 비틀거나 칼로 베는 대신 이산화탄소 주입, 방혈(放血), 제모(除毛) 과정과 사후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전기 자극 등에 혐오감이 없고 자동화된 도계(屠鷄) 공정은 삼계탕을 먹는 마니아들의 마음을 한층 가볍게 해주고 있다.
<자산어보>에 뱀장어는 해만리(海鰻鱺)라고 하고, 속명으로 장어(長魚)라 하였다. 뱀장어 같이 별칭이 많은 어종은 없다. 꾸무장어, 구무장어, 궁장어, 민물장어, 멈장어, 배무장어, 배암장어, 뱀종어, 우범장어, 짱어, 드믈장어, 베미장어, 뻘두적이, 곤장어, 비암치, 민물곰장어 등으로 셀 수 없다. 뱀장어는 1966년 처음으로 김해시 녹산에서 양식을 처음 시도하였으나 본격적인 대단위 양식은 김 씨 성을 가진 제일교포 한 분이 사재를 털어 전남지방에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뱀장어 양식성공은 치어(稚魚, 실뱀장어) 확보가 관건이다. 한국과 일본 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연구했으나 상업적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연구소는 100년 이상 연구에 매달렸으나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고 요즘은 남획의 결과 고창에서도 자연산 풍천장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도 풍천장어집이 남원추어탕, 양평해장국, 곤지암쇠머리국밥 등과 같이 전국에 원조라는 이름으로 널려 있다. 이것이 소비 대중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 풍천장어 유감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