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 어업인들은 본격적인 양미리철을 앞두고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잦은 비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판로 확보에 대한 걱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최근 속초항 해경전용부두 인근 항만부지에는 어업인들이 일년여 동안 보관해오던 그물을 꺼내놓고 손질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올해는 어장에 치명타를 입히는 큰 태풍이 찾아오지 않아 바닷속이 안정돼 양미리 풍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두에서 만난 한 어업인은 "태풍 등 큰 자연재해가 없어 양미리가 많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처럼 어가 폭락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속초 양미리잡이 어업인들은 오는 15일께 첫 출어를 한 뒤 위판가격 등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양미리 어선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0여척이 넘었지만 현재는 16척에 불과해 생산량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하는 등 자율조업을 통해 어가 폭락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내리는 비와 늦더위 등 자연현상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양미리를 잡아도 덕장에서 말리기가 힘들어 업체에서 구입을 꺼리게 돼 어가 폭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업인들은 "60㎏ 한 광주리에 최소한 3만5000원~4만원 정도는 돼야 인건비 연료비 그물 손질비용 등을 제외하고 일당이 나올 수 있지만 지난해처럼 2만원 안팎에 어가가 형성되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만선에 대한 설레임보다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 "양미리를 양식장 사료용으로 판매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주원철 속초양미리협회장은 "현재 바다상황은 양미리잡이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고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군납 추진과 수매확대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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