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들녘에 보리가 필 무렵에 5월이 지나면 거친 물살을 뛰면서 거슬러 올라오는 숭어가 있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가 뛴다는 속담같이 다른 물고기에 비해서 숭어는 1.5m까지 높이 뛰어 오른다. 해남과 진도 사이에 가장 물살이 센 울돌목 해협은 이순신장군이 13척 선박으로 왜군을 무찔러 대승한 명량해전에 배경이 되는 해협으로 이곳에 간조나 만조 때 일시 교차점으로 간조 때 바닷물이 단번에 빠져 나가려면 물살이 셀 수밖에 없다.

보리숭어는 먹이를 찾아 조류가 쎈 물살을 거슬러 오는 때에 해안에 많은 바닷물이 암벽에 부딪치면서 빠져나가는 소리가 바다가 우는 소리를 낸다 하여 울돌목이 되었다. 울돌목에서 날씨가 좋고 물때가 맞으면 뜰채로 숭어를 잡는 진풍경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으로 빠른 울돌목 물살을 뜰채로 퍼내면서 한 뜰채에 3~5마리는 거뜬히 숭어를 잡아 내고 있다. 이 시기에 숭어는 크면서 싱싱하고 힘이 좋아서 식감이 쫄깃하고 맛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원래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에 왕래하면서 살고 있으며 초겨울 수온이 내려가면 외양으로 이동하여 월동하고 이후에 내만에 염분이 낮은 기수지역에서 4~5년 성장하고 어미가 되면 바다로 나가서 산란하는 습성이 있다. 우리나리의 숭어는 참숭어, 알숭어, 개숭어, 들줄숭어 4종류가 있으며 남도 무안에 도리포숭어로 이름이 나 있다. 예부터 영산강 하류의 몽탄강 주변에는 먹이인 규조류나 뺄밭에 풍부한 유기물로 인해 이곳에서 잡히는 숭어 맛이 독특하고 감칠맛이 있다 하여 소문난 고장으로 얼려졌으며 옛날에는 숭어와 숭어알은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숭어알은 특별히 가공해 전통방식으로 만든 ‘어란’이라 하여 역시 명물로 알려졌다. 일본 에도시대에 숭어알(어란)과 성게알(운단) 그리고 해삼창자젓갈(konowada)은 천하 3대 별미로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수어잡이는 강 하구나 하류에 인접한 수로에서 무리를 지어 사는 특성을 노린 18m에 이각망을 사용하여 썰물(간조)때 끌어 올리면서 잡아내고 있다.

아주 옛날에는 험난한 바다로 나가서 고기잡이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므로 내만이나 하구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숭어가 최고급 어종으로 대접받아 왔지만 그러나 선박과 어로기술이 발달되면서 근해로 원양으로 진출하면서 최고급 물고기는 세월과 함께 달라지고 있음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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