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하여 하와이의 인구 구성은 본토의 다른 주와는 달리 중국계, 일본계, 한국계, 필립핀계 등의 아세안이 백인 인구를 능가하고 있고, 최근 하와이 국제공항은 일본계 3세로 상원의원을 50여년 역임한 바 있는 ‘다니엘 K. 이노우에 공항이라고 공항명칭을 개명했다. 하와이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호놀룰루가 주도인 오하우(Ohau) 섬을 둘러보고 하와이를 전부 구경한 냥 생각한다. 다이야몬드 헤드, 와이키키 비치, 하나우마 베이, 진주만 박물관 그리고 돌(Dole) 파인애플 플랜테이션을 둘러보는 코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한편 하와이를 좀 더 알고자하는 사람들은 검붉은 용암이 24시간 32km 길이의 도로 두 개를 덮고도 남는 양을 바다로 흘러 보내고 있는 킬리우에아 화산 국립공원이 있는 빅아일랜드를 방문하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마신다는 자메이카의 불루 마운틴(Blue Mountain)과 함께 세계4대 명품 커피의 하나인 코나(Kona)커피를 한번쯤은 마셔보고 사오기도 한다. 로스팅(roasting, 볶은 커피)한 커피는 그 맛의 유효기간이 8개월에 불과하다고 하니 선물 받은 커피라고 귀중품인 냥 오래 보관하지 말고 기간 내에 즐기기 바란다.
여기에 더하여 1820∼1850년대 포경업의 최대 전진기지의 하나인 마우이(Maui) 섬을 찾는 여행객들도 더러 있다. 필자는 지난 2월 2009년에 개봉한 영화 “아바타(Avatar, 와일루아 폭포)”를 위시하여 쥬라기공원과 킹콩의 배경이 된 곳 등 60편 이상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촬영지인 카우아이(Kauai 4번 째 큰 섬)를 찾았다. 오하우(Ohau) 섬보다 사람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그야말로 청정지역이다. 와이메아 캐년(Waimea Canyon)은 미국 서부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의 축소판으로 그 아름답기가 필설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멸종 위기종인 몽크바다표범이 찾아오는 포이푸 비치에서 표범은 보지 못했으나 운 좋게도 1960년대 이후 멸종 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혹등고래(humpback whale)의 숨 쉬는 모습과 삼각꼬리를 드러내면서 유영하는 광경을 목도했다. 특히 이곳에는 큰 규모의 자연 양어장이 하나 있다. 전설속의 난장이들이 만들었다는 메네후네 피시 폰드(Menehune Fish Pond)가 그것이다. 이 연못에는 잉어류를 중심으로 수십 종의 물고기들이 너무 많아 물고기 등(背)만을 밟고 건널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의 관습법은 백인이나 이민을 온 외지 사람들은 이곳에 접근할 수가 없고 순수 혈통의 원주민(Hawaian) 들만이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사모아 수산관(1981∼1985)으로 근무한 바 있는 필자는 하와이를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그간 눈여겨보지 않았던 녹슬고 선명도 희미한 퇴역 포경선 한척이 1986년 IWC(국제포경위원회)의 모라토리움으로 와이키키의 여객선 부두 한쪽에 묶여있는 처량한 모습과 메네후네 피시 폰드의 물고기 뛰는 활기찬 모습이 귀국하는 비행기 창 너머로 오버랩 되어 가슴이 아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