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한파에 전남지역 양식장 저수온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신안군 압해도 북방 횡단∼해남군 화산면 서측 횡단, 가막만과 인근(여수 낭도∼개도∼돌산) 해역에 저수온 주의보가 내려졌다.

득량만(장흥·고흥·보성), 여자만(여수·고흥), 광양만(여수·광양) 등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한파에 도내 양식장에서는 모두 66 어가, 311만4천 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만 신고액 기준으로 45억2천200만원에 달한다.

여수에서 288만4천 마리가 폐사했으며 영광, 고흥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감성돔, 참돔, 돌돔 등 돔류가 대부분이었으며 영광에서는 숭어가 집단 폐사했다.

능성어, 돔류, 조기, 쥐치, 숭어 등은 저수온에 취약해 양식 어가에서는 사료 공급량 조절, 영양제 공급 등으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피해 어가 가운데 24곳(36.4%)만이 재해보험에 가입해 나머지 어가에서는 피해액에 훨씬 못 미치는 지원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농어업재해 대책법에 따른 저수온 피해로 재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 한도는 5천만원에 그친다고 전남도는 설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당분간 저수온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되는 해역을 중심으로 예찰과 현장 지도활동을 강화했다"며 "어가에서도 관리 요령에 따라 양식생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유빙(流氷)이 나타난 인천 앞바다에서 김 양식장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에 유빙이 관측된 지난달 말부터 북도면 장봉도 김 양식장 9곳(총면적 189㏊)이 새하얀 얼음 밭으로 변했다.

장봉도 김 양식장 내 10m 높이의 지주들이 엿가락처럼 휘었고, 지주 사이에 설치된 그물 일부도 갈기갈기 찢겼다.

양식장 내 갯벌 곳곳에는 얼어붙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거나 유빙 덩어리가 뒹굴기도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강추위 속에 날이 다소 풀리면 유빙이 차츰 녹으며 조류를 타고 이동한다"며 "유빙이 양식장 그물을 찢고 가면서 갯벌 위에 세워둔 지주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봉도 김 양식장이 유빙으로 피해를 본 것은 한파가 기승을 부린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2013년 유빙이 떠다녔을 때는 큰 피해가 없었다.

김 양식을 하는 어민들은 올해 한파로 유일한 생계 수단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정연희 장봉도 어촌계장은 "김 양식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한창 수확 철"이라며 "수확 철인데도 김 채취를 할 수 있는 양식장이 거의 없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옹진군은 지난주 장봉도 일대 김 양식장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피해 현황을 파악했다.

그러나 유빙 탓에 장봉도 인근 아염도와 사염도 김 양식장은 배를 타고 접근할 수 없어 피해 상황을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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