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012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서해안 일대의 조피볼락 가두리 양식장에서 선충 감염을 확인하고, 이후 지속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조피볼락 선충의 발생 현황, 종 특성 및 생활사(life cycles)를 체계적으로 구명했다.
선충은 가늘고 긴 원통형의 실모양 기생충. 일반적으로 암컷이 새끼를 수중으로 방출해 저서성 갑각류 등(중간숙주)에 먹히고, 갑각류를 어류(최종숙주)가 먹고 어류 몸 안에서 성장한 후 물 밖으로 나오는 생활사를 가진다.
서해안 양식 조피볼락에 감염되는 선충은 ‘클라비네마 마리에(Clavinema mariae)’라는 기생충으로, 물속에 사는 저서성 갑각류(코페포다)인 ‘티그리오푸스 자포니쿠스(Tigriopus japonicus)’를 중간숙주로 해서 이를 먹은 조피볼락(최종숙주)이 최종 감염된 것으로 밝혔다.
코페포다(Copepoda): 강·호소·바다 등 모든 수역에서 서식하는 동물플랑크톤으로, 해양생태계에서 어류 등의 주요 먹이생물이다.
일반적으로 어류의 선충 감염은 자연 상태에서 주로 발견되며, 세계적으로 선충 치료제 개발은 이루어진 바 없으며, 양식현장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피볼락 선충 구충제를 최초로 개발했다.
조피볼락 몸속에서 성장한 선충은 체표·지느러미 등을 통해 물 밖으로 나오면서 어체에 상처를 입히거나 구멍을 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고, 상처로 인한 2차 세균 감염으로 인한 수산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선충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를 사료와 함께 먹인 결과, 살충된 후 면역작용에 의한 농이 형성되고, 6주 후에는 감염부위가 완전히 치유됐다. <사진 오른쪽> 이버멕틴은 인체·가축용 항기생충성 의약품로 허가돼 있다.
현재 개발된 구충제를 가두리 양식장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도록 안전성 평가 및 현장적용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류에 탁월한 구충효과를 확인하고 최근 특허등록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