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Swim bladder)는 물고기 뱃속에 있는 공기주머니로 주로 산소가 가득하나 어떤 종은 산소 대신 기름이 차 있다. 부레는 몸속에 있는 장기로 주로 뜨고 가라앉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하고 종에 따라 청각, 발음, 호흡 등의 작용과도 연관되어 있다. 특히 조기류는 부레 벽에 있는 근육을 고속 진동시켜 동족에게 인식음, 포식음, 생식음 및 경계음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뉴질랜드의 크레이크 레드퍼드 오클랜드대 교수팀은 NZ의 ‘빅 아이(Penpheris adspersa)’는 이동 중 서로 안부를 묻고, 벨기에의 에리크 파르망디 리에주대 교수팀은 육식성 ‘피라냐’는 신경전과 육박전 소리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낸다고 한다. 미국의 터미시 로얼 텍사스주대 연구원은 멕시코만에서 조기 숫컷이 뿍뿍(192dB)대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듣고 100만 마리 이상의 어군이 모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줄무늬나비고기는 10-15ms(1ms는 1/1000초)의 짧은 소리를 내나 아귀는 큰 소리로 몇 초에서 몇 분씩 길게 내 3-6m 떨어진 곳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어류 중 심해어류는 물론 가오리나 상어 등 연골(軟骨)어류에는 부레가 없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 멈추면 가라앉기 때문에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수면(睡眠) 중에도 유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대부분의 경골(鯁骨)어류는 부레가 있는 것이 특징이나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경골어류인 삼치도 부레가 없으나 뒤로 가거나 정지하여 있지 않고 시속 약100km의 유영 속도로 상하 이동을 자유롭게 한다. 한편 국내산 고등어(태평양 고등어 Scomber japonicus)와는 달리 노르웨이산 고등어(대서양 고등어 Scomber scombrus)도 부레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부침(浮沈)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알려 진 바 없다. 다만 북쪽수역의 저수온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유영속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어나 삼치의 예(例)에서와 같이 부레가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냉수계에서는 활동량이 많아 국내산 고등어보다 지방함량이 높아 맛이 고소하고 육질도 탄력이 있다는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어류의 황제라고 부르는 민어의 부레는 원기회복에 최적이라고 한방에서 으뜸으로 치고, 지금도 민어 부레풀(魚膠)은 최고급 접착제로 국궁(國弓) 제작에 필수품이다. 민어는 그 부레의 가치 때문에 더 호평을 받으나 고등어 부레는 일반적으로 식용이외는 별가치가 없어 고등어의 부레 유무는 가격 형성과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정약용의 <자산어보>에는 고등어를 벽문어(碧紋魚)라 하고, 그 속명을 고등어(皐登魚)라고 했다. 또는 고도어(古刀魚, 古道魚, 古都魚)라고도 했다. 방언으로 고도리(현재는 새끼 고등어 지칭), 고딩(현재는 수준 높음 또는 고등학생 지칭), 고디 등도 있다. 일본에서는 사바(鯖,さば) 또는 마사바(眞鯖,まさば)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日本鯖(청), 花鯡(화비)라고 한다. 우리가 고등어를 식용으로 이용한 역사는 매우 오래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중동국여지승람>에는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황해도 지방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등푸른 생선의 대표 브랜드인 고등어는 각종 영양가는 높은 반면 값은 싸서 서민들이 즐겨먹는 “바다의 보리”라고 부른다. 고등어는 혈합육(붉은살)을 많이 함유한데다 각종 비타민과 지방질도 많아 피부트러블과 비염에 좋고, 성인병 예방에 최적의 천연 장수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어원이 분명치 않은 ‘사바사바’란 말이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넓게 쓰였다. <표준국어대사전, 1999>은 사바사바란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하게 일을 조작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다른 어원은 불교용어로 싼스크리트어의 ‘사바하(sabha) 사바하(sabha)’에서 온 말로 ‘기도문 끝에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인데 ‘하’가 탈락되어 사바(娑婆, 속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어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 일제강점기 고등어가 귀했던 시절 고등어 두 마리(さばさば)를 일본 순사에게 뇌물로 받친 데서 기원했다는 설이다. 어떤 설이 옳고 그름을 떠나 ‘고등어 두 마리(さばさば)’ 어원이 제일 익살스럽다 하겠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은 연간 약4만 톤(2014년)으로 전체 고등어 수입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이 공모한 고등어 레시피 33편의 대상에는 ‘뿌리채소 고등어 완탕’이 선정됐다고 한다, 고등어는 살아있을 때도 썩는다고 할 정도로 산패(酸敗)를 일으키기 쉬운데다 지방함량이 높아 선도가 낮은 고등어를 회(膾)로 먹을 경우 히스타민 중독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시메사바(しめさば)’라고 하여 비린내까지 잡아주는 ‘고등어 초절임’을 회보다 즐겨 먹는다. 우리의 고등어 요리는 조림, 구이, 고갈비, 자반고등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고, 통영시의 욕지도에서 횟감 양식(인성실업)도 하고 있다. 중동의 터키와 영국 (콘웰 지방)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도 고등어를 먹는다. 2017년도 노르웨이의 고등어 TAC(총허용어획량)가 전년보다 증가한 약24만톤이라니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가 우려된다. 고등어가 제철이다. 정부는 자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국내산 고등어의 자원 보호 및 유통 대책도 ‘고딩’ 수준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