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 백색, 흑색 그리고 황색이 조화를 이룬 비단잉어는 일본이나 아시아 부호들의 정원 연못이나 개인 소유 전문 양어장에서나 볼 수 있다. 그리고 매년 6월이 되면 태국 수도 방콕에서 연례 비단잉어 경매행사가 열린다. 이 콘테스트 겸 경매장에는 기업체 사장과 변호사 등 부유층들이 몰린다고 한다. 일본의 니가타(新渴)현과 히로시마(廣島)현 등 일본의 유명산지에서 공수되어온 비단잉어가 대종을 이룬다. 반면 일본에서는 비단잉어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한다. 핵가족화로 아파트와 맨션 등 집단거주지에 살거나 서양식 주택을 짓는 젊은 층이 늘고 있고 잉어를 키울만한 연못을 갖춘 전통 일본 주택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비단잉어라는 이름이 없었다. 1967년 일본으로부터 용인 자연농원에서 처음으로 수입할 당시 일본어인 ‘니시키고이(錦鯉)’를 직역해 ‘비단잉어’라고 한 것이 명칭으로 자리잡았다. 영어로는 Japanese carp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비단잉어의 유래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길렀다는 것이다. 진(晉)시대의 <최표선 고금주(崔豹選 古今注)>인데 여기에 적(赤), 청(靑), 흑(黑),황(黃) 등의 색을 가진 변색잉어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으로 보아 1660여 년 전에 이미 중국에 돌연변이가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붉은 색만을 띈 잉어를 소개한 기록은 이보다 훨씬 전인 한(漢)나라 때의 <이아(爾雅)>인데 이 기록에는 당시에도 붉은색잉어(赤鯉魚)가 출현했다고 적고 있다. 또 한 가지 설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품종개량에 성공했으며 종주국은 당연히 일본이라는 설이다. 이를 주장하는 측은 현재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비단잉어의 족보체계가 일본이라는 것이지만 옛 문헌에 기록이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일본의 옛 기록에는 ‘니시키고이’란 말을 전하는 일본문헌인 <본초화명(本草和名 1796년)>에도 중국의 <고금주(古今注)>를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밖의 문헌에도 각각의 색을 띤 잉어만 소개하고 있을 뿐 그 어디에도 ’니시키고이‘란 말이 없다. 일본에서 니시키고이란 명칭이 생겨난 것이 1936년경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31년 전의 일이다. 1970년 대 초 필자가 수산청에 근무할 당시 국립양어장을 통해 들여온 비단잉어 치어를 중요한 지역의 양어장에 입식시킨 바 있다. 그 후 그곳에 가볼 수는 없었지만 잉어의 수명으로 보아 지금쯤 몇 세대를 번식시키고 퇴역했을 것 같다. 일본은 지진과 화산폭발이 매우 잦은 나라이나 이를 역이용하여 관광과 온천문화를 만들었다. 비단잉어 역시 잉어의 변종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