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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어 속의 기근 ‘갈치’김 민 종 전 수산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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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1  16: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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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산업에서 거의 쓰지 않는 용어이지만 풍어기근(豐漁飢饉)이라는 말이 있다. ‘풍어 속의 기근’이란 고기가 많이 잡히면 가격이 폭락하여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통계에 의하면 2017년 7월말 현재 갈치 생산량은 2만882톤으로 지난해 및 평년에 비해 55% 이상 급증한 결과 어가하락으로 인해 어업인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수협중앙회는 연말까지 총940톤을 수매해 가격안정을 꾀하고, 수산공직자 및 산하기관 임직원 전원의 구매를 비롯하여, 공영홈쇼핑에 갈치 특집 방송을 편성하여 소비를 대폭 늘리는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이 외에도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대형마트와 단체 급식장에도 갈치 공급을 확대하는 다각적 소비 촉진계획을 추진하여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날 풍어기근을 다룬 일간지의 기사를 보면, 1932년 6월 15일자 D일보는 어획액은 배가 되었으나 어가는 격감되어 경북어계(慶北漁界)가 풍어기근을 초래하였고 특히 심각한 경제 불황과 미증유의 풍어로 어가가 폭락하였으며, 일.중 충돌로 대중국 수출이 두절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같은 신문의 1978년 8월 27일자에는 전 해역에 흑조(黑潮)를 타고 난류성 어족의 밀집어장이 활기를 띠고 있으나 어획물 안정 기금 확보와 보장시설이 미비되어 있는 반면 올 어획이 작년보다 240%나 늘어 풍어기근이 예상되므로 수출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정부의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기사도 있다. 1957년 8월 31일자 K신문에는 해무청(海務廳)은 꽁치, 새우, 오징어 등 풍어기근으로 신음하고 있는 수산업계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느냐가 큰 두통거리라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1967년 6월 17일자 M경제에는 풍어가 예상되는 오징어는 이의 적정가격을 위한 조작기금이 소요액의 1/6밖에 확보되지 않았고, 40개 오징어 간이보장시설이 성어기까지 마련될 가망이 없어 풍어기근이 예상된다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와 같이 반세기 전에도 대풍으로 어가가 폭락한데 대하여 대책을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갈치는 국민이 가장 즐기는 인기수산물 제2위(13.2%)에 뽑힐 만큼 대중성이 높은 어류다. 한반도 주변해역 특히 제주도, 기장, 울산. 통영, 거문도, 나로도 등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갈치어장이 형성되었고, 어획량이 급증해 30년 만에 대풍을 맞은 갈치 소비와 가격안정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서는 경기도와 충청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 및 전라도 지방에서 생산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갈치는 성장 발달을 돕는 필수아미노산과 라이신이 풍부하고, EPA와 DHA가 풍부하다. 특히 라이신은 한국인의 주식인 쌀밥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다. 더불어 갈치는 지방함량이 10% 정도이고 대부분은 불포화지방산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이 외에도 눈의 피로회복, 다이어트효과, 골다공증 예방 그리고 식욕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갈치는 조림과 구이, 튀김, 찌개, 국, 젓갈을 비롯하여 요리방법이 다양하며, 선상이나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갈치회(膾)는 그 맛이 일품이다. 갈치는 은백색 몸통이 광택(guanine 성분으로 인공진주의 광택재료)이 나고 눈이 선명하며 주둥이가 크고 이빨이 발달된 것이 좋다고 한다. 갈치는 <자산어보>에서는 군대어(裙帶魚)>또는 갈치어(葛峙魚)라고 기록하고 있다.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와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서는 가늘고 길어 칡의 넝쿨과 같으므로 갈치(葛侈)라고 했고, <어명고(漁名攷)>와 <전어지(佃漁志)>에서는 갈어(葛魚)라고 하고 한글표기는 칼치라고 했다. 또한 조선 숙종 때 사역원(司譯院)에서 신이행(愼以行)등이 편찬한 <역어유해(譯語類解)>에서는 군대어(桾帶魚)라 하였고 한글로 갈티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도어(刀魚), 갈치(葛致), 빈쟁이, 풀치 또는 풋갈치(새끼 갈치)라고도 한다.

호남지방에서 풀치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애호박과 같이 지져 먹으면 그 맛이 별미다. 꾸덕꾸덕 말린 후 두고 두고 먹어도 좋다. <한국수산지(韓國水産志)>에 갈치는 모심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소비하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따라서 옛 신라지역에 속했던 경북지방 등에서는 전부 갈치라고 부르고, 그 외 지역에서는 칼치라고 부르는 곳이 많다. 중국에서는 허리띠고기란 뜻의 대어(帶魚) 또는 인도어(鱗刀魚)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다치우오(太刀魚)라고 부른다. 영어권에서는 Hair tail, Scabbard tail이라고 쓴다. 우리나라 속담에 “불욕비전강(不欲費錢鏹)이면 수매갈치상(須買葛侈鯗)”이라고 하였다. 즉 돈을 아끼는 사람은 절인 갈치를 사먹으라는 뜻이다.(어류박물지, 정문기) 유통시스템이 발달된 오늘날은 시골 오지까지 싱싱한 갈치가 공급되니 절인 갈치를 사먹는 일은 옛말이 됐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의 세네갈산도 잘 팔렸는데 대풍으로 갈치가 풍어기근의 대명사가 되었다. 갈치는 일 년 내내 맛이 변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생선 중의 하나이며 담백한 맛을 가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한다. 갈치는 우리의 음식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정서적인 어류의 으뜸이고, 수산업경영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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