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중복이 지났다. 여름철에는 보신탕이 대세이지만 추어탕도 여름철 원기회복에는 좋은 음식이다. 원래 추어탕 원료가 되는 미꾸라지 한자의 뜻을 보니 추(鰍)는 물고기와 가을이 합친 글자이므로 가을에 먹는 것이 제철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꾸라지의 어원을 살펴보니 미꾸라지가 들이 마신 공기는 창자를 통하여 항문으로 내보내는 것을 옛사람들이 보고 ‘밑이 구리다’하여 붙여진 그럴 듯한 어원이고 실제로 아가미 외에 창자 호흡을 하는 물고기인 것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구경은 「미꾸자리를 성균관 부근에 관노들과 백정들이 즐겨 먹는다」라는 기록이 있다. 옛날에는 양반들은 추어탕을 먹지 않고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그리고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분류학상 엄연히 다른 종류이다. 미꾸라지는 납작하고 수염이 길지만 미꾸리는 몸통이 둥글고 입수염이 짧다. 그러나 미꾸리는 맛이 더 있지만 성장속도는 느린 반면에 미꾸라지는 1년이면 쓸 수 있을 정도로 성장이 더 빠르다.

40년 전의 내수면 대일 수출 추천 품목을 보면 미꾸리의 수출단가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미꾸라지의 특징을 보면 심한 가뭄, 온도변화, 환경 오염에도 잘 견디는 생명력이 강한 물고기이다. 여기에서 미꾸라지에 추어탕은 지역마다 조리법이 다르면서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크게 남원, 서울, 원주, 경북 식으로 나눠지고 있다.

우선 남원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기도 하지만 갈아서 주기도 한다. 맛은 대체로 구수하고 걸쭉하며 된장으로 양념을 하고 있다. 전북 남원에 가면 1959년도에 개업한 두 집이 삼거리 다리 옆에 천막을 쳐 놓고 시작하였으며 인구 8만여 명에 추어탕집이 40여 곳이 된다고 한다. 예부터 남원은 섬진강 하류에서 원료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지금도 남원시수산기술센터에서 부화시킨 미꾸라지 새끼를 양식농가에 원가로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을에 남원에서 먹는 추어탕은 확실히 다르다는 입소문이 나있다.

서울에서는 추탕집이라 부르며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넣는 점이 다르며 국물이 맑고 덜 텁텁하면서 감자, 깻잎, 버섯이 들어가는 것이 다르다. 서울식은 남원식에 밀려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원주식 추어탕은 어죽과 비슷하며 고추장으로 간하고 큰 가마솥에 감자, 수제비를 같이 넣고 끓여먹는 것이 다르다. 경북식은 미꾸라지 외에 민물고기를 넣어 같이 끓이며 우거지 대신 시래기를 쓰며 투박하면서 개운한 맛이 있다.

요즈음의 미꾸라지는 중국산이 대부분이고 뼈가 억세고 살도 거친 것이 중국산 특징이다. 대체로 통으로 쓰면 서울식, 갈아서 쓰면 남도식이며 매운맛은 전라도 식이며 그리 맵지 않으면 경상도 식이라 말하고 있다.

한 여름에 원기 회복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도 건강에 유익하지만 건강에 좋다는 미꾸라지가 속담에는 한결같이 좋지 않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표현되고 비유되고 있음은 어찌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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