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체내에 광물을 축적하는 멍게의 생체 기능을 모사해 바닷물 속의 해로운 중금속은 제거하고 유용한 금속 물질은 회수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멍게는 해수를 여과시켜 영양분을 섭취하는 여과 섭식 동물(filter feeder)로, 혈액속에 있는 ‘튜니크롬(Tunichrome)’이라는 물질을 통해 해수에 포함돼 있는 각종 중금속이나 희귀 금속을 회수해 몸 안에 농축시키는 특성이 있다.

튜니크롬은 멍게의 혈액에 있는 고분자 물질로서 특이 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작용기를 보유하고 있다. 바나듐 원소의 경우, 바닷속 농도의 최대 10만배 만큼 축적 가능하다.

이 튜니크롬을 멍게로부터 직접 추출해 활용한다면 다양한 금속 물질을 쉽게 회수할 수 있겠으나, 튜니크롬은 멍게의 혈액에 매우 소량만 존재하고 쉽게 산화되는 성질이 있어 그동안 직접 추출하여 활용하는 데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튜니크롬과 유사한 성질을 지닌 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해양 섬유 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 과제(2010~2019) 연구‘를 추진해온 결과 올해 6월 자연계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 고분자인 ‘키틴(Chitin)’과 목제 산업 폐기물인 ‘갈산(gallic acid)’을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튜니크롬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키틴은 새우․게 등의 갑각류와 곤충의 외골격을 이루는 물질로, 매년 1010~12톤이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환경친화적 고분자 물질이다.

이 물질의 금속 회수 효과를 실험한 결과, 해수에 녹아있는 유용 금속인 금의 경우 99% 이상을 회수했으며, 해로운 물질인 크롬은 99% 이상을 제거해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물질을 1g 투입했을 때 금은 약 0.53g을 회수하고 크롬은 0.15g을 제거할 수 있다.

그 동안 바닷속 금속을 회수하는 데 주로 청산가리, 수은, 아황산가스 등 독성이 강한 물질이 활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대량 확보가 가능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원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이 기술은 ▷해양의 유용한 광물(마그네슘, 금 등)을 자원화하는 분야, ▷산업 폐기물에서 희귀 금속을 뽑아내는 도시광산(Urban mining) 분야, ▷해수 내 중금속을 제거하는 해양환경복원 분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 생명공학 연구개발(R&D)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황동수 교수 연구팀의 성과물로서, 미국화학학회 학술지(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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