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해 EEZ 골재채취를 둘러싸고 어업인과 개발자 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지만,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바다모래는 국내 모래골재 공급원의 34.4%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높은데, 안정적인 골재수급을 위해 모래 수급만을 우선하여 골재채취단지의 사용기한을 반복적으로 연장하면서 대체골재 개발이나 환경회복 등의 노력은 매우 미흡하였다.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 해역은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에서 가장 높은 생산량을 차지하는 멸치, 오징어, 고등어의 산란장·월동장 및 주요 회유경로로 알려져 있고, 바다모래 채취가 수산자원의 감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부 조사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피해조사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이해당사자의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바다모래 채취에 따른 바다 환경과 수산자원 훼손을 판단할 근거자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국책사업용 채취를 목적으로 지정했던 단지에서 민수용 모래채취가 90%에 육박할 정도로 목적이 변형되었고, 채취의 영향과 회복을 고려하지 않고 채취단지를 반복적으로 기간 연장하면서 바다모래 채취에 따른 갈등이 증폭되었다. 게다가 지금의 바다모래 채취의 갈등이 충분히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골재 개발이나 신규 단지 지정과 같은 대책의 부족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국내외 전문가들에 의하면 바다모래 채취로 인해 변형된 해저지형은 원상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와 유사하게 바다모래를 많이 채취한 일본, 영국, 네덜란드 등은 바다모래 채취를 금지하거나 재활용을 확대하면서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바다모래 채취를 보다 신중하게 판단하고 적극적인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바다모래 채취의 영향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와 연구를 관련 부처인 국토부와 해수부를 대표하는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이를 대응정책 수립과 사업추진에 활용하고 대체골재의 확보, 경제적 유인책 마련 등의 노력을 통해 바다모래 의존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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