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고수온으로 통영 등 남해안 양식 멍게의 70% 정도가 집단 폐사하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멍게수협에 따르면 통영·거제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일대에는 멍게수협 조합원 기준으로 300어가가 연간 3만 t 정도를 생산해 5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수온이 30도를 넘던 지난 8월 중순 멍게 폐사가 본격화했고 9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폐사했다.

지난 8월 집단 폐사가 보고될 당시 통영 멍게수협 등은 육지와 가까운 내만 일부 어가에서 많게는 70~80% 정도가 폐사하고, 외만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절반 이상인 50~60% 정도 폐사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통영 등 남해안 수온은 지난 9월 말까지 멍게 생장 적정 수온인 10~24도를 넘어 25도 정도로 분포했는데 고수온이 지속하자 폐사한 부패 멍게 때문에 연쇄 폐사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수온은 어미 멍게까지 죽여 종묘 확보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멍게 어가의 98%가 고수온 관련 보험(특약)에 가입하지 않아 집단 폐사에 대한 보상마저 막막한 상황이다. 어업인들이 보험을 들지 않은 이유는 고수온 피해를 입은 사례가 없어 고수온 관련 보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멍게는 양식장 자체를 옮기는 특성상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심증도 보험을 들지 않은 이유였다. 보험 가입 시기를 놓치거나 어업인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 멍게 물렁증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 등도 보험 미가입 원인이란 지적이다.

멍게수협 정두한 조합장은 "양식보험을 5어가밖에 들지 않아 보상이 막막해 마음과 머리가 아프다"며 "고수온으로 폐사량이 이렇게 많은 경우는 처음으로 최악의 피해"라고 안타까워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멍게 문제 전문가 신윤경 박사는 "9월 24일께 멍게 조사를 할 때 수온이 25도였다"며 "멍게는 10~24도 찬물에 사는 생물로 수온 24도 이상에서 손상을 입는데 계속되는 고수온을 견디지 못했고 줄에 달라붙어 군집을 이뤄 사는 멍게는 고수온에 폐사한 멍게 부패로 연쇄 폐사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더 큰 문제는 어미 멍게까지 폐사했다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다행히 동해안 멍게 피해가 적어 일단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영 멍게 양식어업인은 "시기적으로 환절기인 지금 이 시기가 또 멍게가 죽어갈 때다. 11월쯤 멍게를 옮기는 시기가 오는데 이때쯤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멍게 어업인은 이구동성으로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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