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설명회를 다닌 지가 어언 8년이 넘었다. 당초 설명회를 하게 된 이유는 FTA에 대한 어업인들의 피해의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왜냐하면 우리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FTA는 필요한 정책이긴 하지만 수출이 늘어날수록 상대국으로 부터의 농·수산물 등 1차 상품의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값싼 수입수산물에 밀려 국내 수산물의  설 자리가 없게 되어 결국 어업인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였다.

처음에는 설명회가 단순히 정부의 입장만 대변하러 온 줄 알았다가  FTA에 대비한 정부의 어업정책과 현장 애로사항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주고 현지 애로사항에 대해서 소관부서에 의사를 전달하는 등 정부와 현지 어업인의 소통역할을 해주는데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몇 년 만에 어촌계를 방문했는데도 낯이 익은 얼굴을 보면 악수하며 안부를 나누는 사이까지 되었다. 그러나 낮이 익숙한 어업인의 모습은 해가 다르게 줄어가고 있다. 어촌의 고령화로 날로 줄어든 탓이다. 게다가 젊은이들은 편한 일을 찾아 도심지로 나서는 까닭에 어촌의 공동화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사실 어업은 고된 직업이다. 어구 정리부터 바다에서의 조업 그리고 돌아와서 어구의 마무리 작업까지 하고 나면 어느 새 온몸은 파김치가 되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해안지역 또는 섬지역에 까지 외국인 고용 근로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있다. 국내 일손만 가지고는 고용 인력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외국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귀어귀촌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날로 공동화 되어가고 있는 어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다. 귀어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각종 지원(정착자금, 사업지원 자금 등)을 통해서 귀어귀촌에 정착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벌써 수년 째 시행되고 있는 귀어귀촌인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2014년 978명, 2015년 1073명으로 9.7% 증가). 이들 중 상당수가 40∼50대로서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도심지에서 각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을 발휘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의 소중한 인적자산을 썩히지 않고 어업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현지의 어업인 및 수산관련 종사자들은 협조해야 한다.

우선 현지 어촌계의 가입이 까다로운 조건의 어촌계 진입장벽을 개방하고 현지 적응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면 이들의 귀어귀촌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가 귀어귀촌인에 대해서 주목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방식의 생산이나 소극적인 방법의 마케팅을 벗어나서 이들의 신개념 생산방식과 홍보를 통하여 어업활동을 전개해서 어촌의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수산물이 맛과 영양에서 다른 나라의 같은 품종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이러한 우수한 수산품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과 사고로 마케팅을 강화하여 해외에 수출한다면 우리 어업은 새로운 활로를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경영학박사(수산물유통/수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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