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수출 확대를 위한 제조업 육성정책을 내수 중심의 경제발전방식으로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식품시장은 ’09년 이후 매년 두자리 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13년에는 6.2조 위안(1,118조원) 규모로 성장하였다. 이는 세계 식품시장(5.6조 달러)의 약 17%, 아시아・태평양 식품시장(2.6조 달러)의 약 43%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이러한 식품시장 확대와 함께, 중국의 식품 수입액도 ’05년 200억불(24조원)에서 ’13년 952억불(112조원)로 약 5배나 증가하였다. 특히, 한ㆍ중 FTA 발효(‘15.12.20)로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품목의 관세(평균 10%)가 20년내 사실상 100% 개방 예정이다. 세계 3위 수산물 수입국이자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의 수산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우리나라에게는 수산물 수출 증대와 함께 수산업을 수출형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중국 수산물 시장 현황

중국의 수산물시장은 ‘13년 기준으로 2,924억 위안(52조8천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소득수준의 향상, 식문화의 다양화가 이루어지면서 수산물 시장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수산물 소비량은 '23년까지 6,625만톤 규모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도 ’13년 37kg에서 ’23년에는 43kg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수산물을 주로 러시아, 미국, 페루, 칠레, 노르웨이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자국의 수산물 가공업과 양식분야의 원료에 사용되는 어분, 명태, 대구, 오징어 등을 많이 수입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고급 수산물인 연어, 바닷가재의 수입이 급증하는 등 수산물 소비패턴이 점차 고급화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산물 수출은 연간 3~4억 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은 가공용 원료로 사용되는 오징어, 어란, 명태, 대구 등이 주류를 이루고, 조미김을 중심으로 일부 소비재 형태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 중 오징어, 어란, 명태, 대구 등의 수출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김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 해삼, 오징어는 중국 수산물 수입시장 내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다른 품목들은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냉동원물 수출구조는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고, 중국 가공산업의 상황에 따라 수출이 크게 좌우되기도 하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수산식품 소비 트렌드

우선 도시‧연안지역을 중심으로 수산물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선호 품종‧형태가 다양화ㆍ고급화되는 추세이다. 농촌에 비해 도시 가구 1인의 수산물 소비량이 약 3배 많다. 패류‧해조류보다는 어류 소비량이 높으며, 어류 중에서는 잉어, 초어, 강준치 등 담수어종(내수면 양식) 위주로 소비하고 있다. 다만, 상하이 등 동부 연안 대도시의 고소득자 중심으로 연어 등 고급수산물과 활선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또한, 지난 ‘13년에 발생한 가짜 쇠고기 사태 등을 계기로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식품 안전성이 식품구매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월마트, 까르푸 등의 대형마트에서는 유기농식품 코너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민생안전 차원에서 식품안전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의 자국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게 됨에 따라, 식품안전이 보장된 외국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중국정부가 식품안전 관리를 강화하면서 수입 식품의 통관절차가 강화되고, 안전성 규제도 증가되는 추세이다.
그리고, 전반적인 소득수준의 향상 등에 따라, 저가품 대신 고급 프리미엄 수입식품에 대한 소비 붐이 젊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형성하고 있다. 금년부터 전면적인 '두 자녀 정책'이 도입됨에 따라 유아식·어린이 간식을 중심으로 고품질의 프리미엄 상품 선호 증대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어린이용 어육소시지의 대중국 수출이 지난 '12년에는5만1천톤에 불과했으나, '14년에는136만2천톤으로 급증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소비패턴이 다양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인스턴트ㆍ간식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하고 있다. 도시생활에 따라 인스턴트제품 수요가 늘었으며, 다양성, 간편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는 수입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바, 중국의 인스턴트시장은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으며, '15년 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김 등을 활용해서 만든 웰빙스낵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對중국 수산물 수출전략 방향

중국의 수산물 소비 증가, 관세 감축에 따른 한국 수산물의 가격경쟁력 향상 등은 수산물 수출 확대의 긍정적 요인이다. 한-중 FTA 발효로 향후 20년 내에 對韓(대한) 수입액 기준 100%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 철폐로 수출 확대에 긍정적 효과 기대된다. 또한, 중산층과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수입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고,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수산식품 소비도 동반 확산되고 있다.
한편, 최근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노르웨이·일본 등 경쟁국의 중국 진출 확대에 따른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된다. 중국내 비관세 장벽 강화, 식품안전 규제 강화, 우리 업체간 과당경쟁, 모방상품 확산 등은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극복하여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민물어종 위주의 식습관을 해산물 위주 식문화로 전환하고, 내륙 물류인프라를 확보하여 물류비용 절감의 노력이 선행될 필요도 있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넓은 국토와 다양한 문화를 감안하여, 체계적인 전략과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차별적인 수출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김 수출 등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일정한 기술력이 접목된 고차 가공상품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무첨가 식품, 유기식품 등의 제품을 개발하고, 특히 영유아 간식, 다이어트 식품 등 세분화된 목표시장을 설정해야 한다. 굴, 넙치 등의 위생적인 생산환경을 유지하고 생산・유통 이력관리를 강화하여, 프리미엄 제품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우리 수산물에 대한 지속적 구매력을 갖는 충성 고객을 보다 많이 확보해 나가야 한다. 한류 등을 활용하여 수입 수산물 구매력이 큰 중산층과 젊은 층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집중 공략해 나가야 한다. 연간 약 100만명의 중국인이 크루즈관광을 위해 우리나라 방문하는 점을 감안할 때, 크루즈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을 활용하여, 우리 수산물에 대한 홍보가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널리 이용되고 있는 신유통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강화해 나가야 한다. 중국에서는 새로운 소비세대로 부상하고 있는 ‘G2세대’를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온라인·모바일 구매가 보편화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10조 위안(‘13년) 규모로서, ’17년까지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몰·홈쇼핑 등 신유통채널을 최대한 확보하고 유통채널별 특징에 맞는 상품 입점 추진해야 한다. 웨이보·웨이신 등 SNS를 통한 홍보, 온라인 결제 후 오프라인(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수령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을 활용한 마케팅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O2O시장이 '12년 987억 위안에서15년 4,188억 위안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정부-업계간 협력을 통한 대중국 수출 확대

16년에 들어서 전반적인 수출 감소로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다행히 수산물 수출은 전년 수준을 다소 상회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말까지 대중국 수출은 1.4억불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2.8%가 증가한 성적이다. ‘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반적으로 수산물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일본을 대신하여 중국, 미국 등으로의 수산물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수산물 수출의 타깃(Target)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 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득증가에 따른 수산물 수요 증가, 지리적 인접성, 우리나라 수산식품의 우수한 품질 등을 감안할 때, 무한한 시장가능성을 지닌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때이다. 해양수산부에서도 중국의 거점지역인 북경, 상해, 청도에 수출지원센터를 운영하여 중소 수산업체의 중국 현지 진출을 꼼꼼히 지원해 나가고 있으며, 중국에서 개최되는 각종 수산식품박람회 참여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나라 수산업이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가고 수출형 성장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시기가 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