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제일 많이 잡힌 어류가 전갱이(horse mackerel, saurel)라고 지난 1월 17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했다. 전갱이 어획량이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고 한다. 멸치, 오징어, 고등어에 이어 4위를 나타냈다. 전갱이는 언제부터 어획했는지 확실한 기록이 없다. 조선 전기까지 전갱이라고 추정할만한 이름이 없는데 후기에 들어서는 전갱이가 잡혔다는 기록이 있다.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매가리’라는 어명이 있는데 이 매가리는 현재 전갱이의 치어를 지칭하는 방언이다. 또 우해이어보에는 이를 미갈(鮇渴)이라고 쓰고 본토박이들은 이를 매갈(梅渴)이라고도 하는데 매년 고성 어촌의 아낙네가 작은 배에 젓갈을 싣고 와서 판매한다고 하였다. 매갈은 남해지방에서 매가리를 잡아 젓갈로 제조한 것을 이른다. 또한 1900년대 초기의 사정을 전하는 ‘한해통어지침(韓海通魚指針)’에 의하면 전갱이는 남해안, 서해안 및 동해안의 남부에서 봄과 가을 사이에 어획된다고 하였다. 1920년을 전후한 무렵에는 연간 4000∼5000톤가량 어획되기 시작하여 1928년에 3만여 톤의 어획실적을 보였고, 1958년에는 4만8361톤을 잡아 고등어 어획량을 능가하였다고 한다.

전갱이(조기어강-농어목-전갱이과)는 지역 방언이 많다. 전광어(경남), 메가리(부산), 가라지(완도), 빈쟁이(함남), 각재기(제주), 매생이(전남) 등으로 지역의 특성에 따라 회, 소금구이, 튀김, 초밥의 재료나 건어물로 이용되었다. 우리는 전갱이를 ‘아지(あじ鰺,鱢)’라고 스스럼없이 쓰고 있는데 이는 일본 강점기부터 써온 일본어이다. 이외에도 참전갱이(まあじ、真鯵)라고 하고, 맛이 좋다는 ‘가을 전갱이’는 (あきあじ,秋鰺)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刺鮁(자발) 또는 大目鯖(대목청) 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비리다는 의미인 鰺(비릴 소)대신에 맛을 뜻하는 그러면서도 발음이 같은 味(あじ)가 전갱이를 의미한다 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물고기 어(魚)변에 무리를 뜻하는 삼(參)을 붙여 전갱이는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떼를 지어 다니는 약한 물고기란 뜻도 있다. 특히 전갱이 회를 좋아하고 초밥의 재료로도 즐기는데 분류학상으로는 사돈의 팔촌 격으로 멀지만 대형종인 ‘줄무늬전갱이(しまあじ)’는 전갱이의 맛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후쿠모토 노부유키(福本 伸行)’의 만화 ‘최강전설 쿠로사와’에서는 주인공인 쿠로사와(黑澤)가 전갱이 튀김을 직장동료들의 도시락에 넣어서 왕따를 벗어나 보려고 하지만 되려 이상한 사람으로 찍히는 내용이 나올 정도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생선의 하나이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들의 한국의 포장마차에서 약간 바가지요금으로 전갱이 요리를 먹고 나서 일본에서는 아주 귀하고 비싼 요리를 헐값에 먹었다고 ‘아리가또(ありがとう、감사하다)’를 연발한다고 하니 일인들의 전갱이 사랑을 알 수 있다.

전갱이는 고등어, 꽁치, 정어리와 함께 4대 등 푸른 생선의 하나로 대부분 선망이나 정치망에서 어획되나 고등어 선망선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되는 경우가 많고 가격은 보통 고등어-청어-전갱이 순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전갱이는 고등어보다 부패가 빠르기 때문에 생산지 인근을 제외하고는 신선냉장이나 내륙지로의 빠른 수송이 어려워 회(膾)의 대중화는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전갱이는 붉은 살 생선의 기름기와 흰 살 생선의 담백함을 동시에 겸비한 어류일뿐더러 고등어와 조기의 합쳐진 맛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전갱이는 양념을 통해 잡스러운 맛을 제어하는 것이 고등어보다 수월하며 소금구이, 무 조림, 주키니 호박조림, 묵은 지 찜 등으로 요리하면 그 풍미가 일품이고 액젓과 전갱이 육수를 이용한 메가리 국수도 별미다. 우리 속담에 “너 왜 그렇게 메가리가 없냐”라고 말하는데 즉 맥이 없냐는 뜻이다. 전갱이를 요리하기 위하여 등 쪽의 억센 방패비늘을 제거하면 전체가 흐느적거리면서 무르다는 뜻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전갱이는 유럽의 터키와 그리스에서도 많이 먹는 생선으로 이스탄불 앞바다는 전갱이로 가득하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전갱이는 터키어로는 ‘이스타브릿(Istavrit)’이라고 하고, 그리스어로는 ‘사브리디(savrdhi)’라고 부른다.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음식 10선의 1위에 ‘스타게이지 파이(stargazey pie)’라는 콘월 지방의 음식이 있는데 파이에 고개를 내민 정어리 머리가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이름인데 만약 전갱이를 사용하였다면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이 될 터인데 오랜 전통을 지킨다고 정어리를 고집하고 있다.

1966년 7월 21일자 매일경제는 수십 년째 이상 냉수대로 인하여 전갱이가 흉어라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1977년 7월 30일자에는 스태미나 식품인 전갱이는 단백질의 보고로 1백g 중 20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아미노산 조성도가 89여서 제법 우수한 생선이라고 다소 생소한 기사가 있다. 그러나 1990년 10월 12일자에서는 물가안정용으로 고등어에 이어 2천 톤(군납 1500톤, 500톤 물가안정)의 노르웨이산 전갱이를 수입키로 했다는 기사도 보인다. 전갱이는 지방함량이 7.3%이고, DHA와 EPA의 함량이 하루 섭취 권장량(650mg)보다 많아서 동맥경화,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 치매, 당뇨 예방, 암 발생 억제 효과 등이 탁월하다(생선 횟감 바로 알기, 부경대 조영제). 이외에도 뇌세포 건강(불포화 지방산), 눈 건강(비타민 A), 스트레스 해소(비타민 B), 칼슘 흡수율(비타민D)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중국인들이 쓰는 속담에 ‘연수환비 각진기미(燕瘦環肥 各盡己美)’라 하여, 조비연(趙飛燕,중국4대미인)은 말랐고(瘦) 양귀비(楊貴妃)는 통통했으나(肥)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었다고 했다. 갈치와 조기는 담백함과 감칠맛으로 정어리와 전갱이는 담백함과 기름진 맛으로 즐기면 입이 한껏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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