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해역에 어구 손괴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최근 10여 일 사이에 40건의 그물 파손 사건이 발생, 어민들과 이 해역을 통과하는 각종 선박 선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는 "신안군 임자면 비치도와 영광군 안마·낙월도 해상에서 최근 10여 일 사이에 40건의 어구 손괴 사건이 발생, 지난 해 같은 기간(17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병어 황금어장이 형성되면서 닻자망 어선 700여 척이 몰려 밤낮으로 조업하면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이 해상에는 그물이 빈틈없이 쫙 깔려 있어 손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3시께 임자면 대비치도 북서쪽 10마일 해상에서 홍콩선적 7천377t 화물선이 신안선적 10t 닻자망 어선이 쳐 놓은 어구 2틀(600m)을 파손하는 등 하루에 많게는 7건의 어구 손괴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어구 손괴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것은 상선 및 화물선이 시간단축과 연료절약을 위해 연안 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항해하고 있고 어민들은 고기를 더 많이 잡기 위해 연안에서 항로 쪽으로 그물을 이동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농무기인 요즘 안개가 해상에 짙게 끼어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데 선원들이 자동항법장치에만 너무 의존해 운항하는 '안전 불감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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