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일본 굴 생산 전망
2014년 일본 굴 생산량은 18만4,100톤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히로시마가 11만6,700톤으로 전체의 63.4%를 차지했으며, 미야기와 오카야마가 각각 11.4%, 9.1%의 비중을 차지했다. 미야기와 이와테 지역의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많았다. 하지만 대지진 피해지역 굴 양식시설 재건사업이 충실하게 이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굴 생산량은 작황부진 등의 영향으로 2014년에 비해 15~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굴 작황부진의 원인은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등으로 굴의 성장 및 비만도가 예년에 비해 저조했으며, 굴 종묘 생산이 2년 연속 좋지 않아 우량 종묘가 부족한데 기인한다. 이에 일본 굴 업계에서는 2015년 굴 생산을 4월에 조기 종료시키고, 월하량을 늘여 채묘량을 증가시키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향후 2~3년간은 2015년의 생산량보다 크게 증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굴 생산 감소가 국내 굴 산업에 미치는 영향
2015년 일본 굴 생산 감소는 국내 굴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먼저 국내 굴 생산량을 살펴보면, 2015년산 생산량은 34만 2,480톤4)으로 전년산 대비 16.3% 증가했는데 이는 어기동안 굴의 비만도와 성장 등이 양호해 대량폐사 등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으며, 일본 굴 작황부진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신선·냉장 및 냉동굴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면서 어기말까지 생산이 이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한편 국내 굴 산지가격을 살펴보면, 2014년산보다 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월 및 평년 보다 높은 가격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1월 이전에는 김장 수요로 인해 가격이 작년 동월 및 평년보다 높았으며, 1월 이후부터는 일본의 굴 작황부진으로 수출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2015년 5월까지 수출된 국내산 굴의 누적수출량은 알굴 기준으로 9,750톤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5월까지 누적된 수출량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수출된 총 수출량의 95% 이상이 이미 수출됐다는 것이다. 굴 수출량이 증가한 주요 원인 또한 일본의 굴 작황부진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양이 급증했기 때문인데, 2015년 5월까지 일본으로 수출된 굴 수출량은 총 수출량의 80%에 달하는 7,717톤이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으로 수출된 굴보다 40%가 더 많은 양으로, 엔저로 일본으로 수출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대단히 많은 양이 수출됐음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5월까지 수출된 국내산 굴의 누적수출금액은 5,672만 달러였다. 수출량과 마찬가지로 5월까지 누적된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수출된 금액의 90%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일본으로 수출된 굴은 총 수출금액의 80%가 넘는 4,703만 달러로, 이 또한 작년 한해 일본으로 수출된 금액의 50%가 넘는 수준이었다.

◇시사점
2015년 일본의 굴 생산량은 전반적인 작황부진, 굴 종묘 부족 등으로 전년의 15~25%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감소했던 일본의 굴 생산이 양식시설 재건사업을 통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던 가운데 일본 굴 산업에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굴 생산 감소는 일본의 동북지역에 국한됐으나, 이번에 발생한 굴 생산 감소는 일본 전 지역에 걸쳐 발생했다. 이러한 일본 굴 산업의 위기는 국내 굴 산업에 반사적인 이익을 가져왔다. 국내산 굴에 대한 일본 내 수요 증가로 어기 종료까지 생산이 꾸준히 이뤄졌고, 이로 인해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작년 및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등 국내 굴 산업은 새로운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국내 굴 산업 입장에서는 일본발 호황을 마냥 즐기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미 일본 굴 업계는 종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올해 굴 생산을 조기종료하고 굴 월하량을 증대시켜, 채묘량을 늘리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 등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2014년의 생산량을 회복하기까지는 2~3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일본의 굴 업계는 다양한 위기를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 즉 예상된 시간보다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굴 산업이 현재의 호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향후 일본산 굴의 생산량이 회복됐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을만한 경쟁력을 갖춰야만 한다. 일본의 굴 생산량이 회복되는데 걸리는 2~3년이라는 시간은 우리나라 굴 산업 전반에 관한 체질 개선에는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국내 굴 산업을 정확하게 진단해 장점을 확대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 굴 산업의 일본발 호황은 새로운 소비지 확대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수출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일본의 굴 생산 감소가 국내 굴 산업의 호황을 야기했다는 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굴 생산량이 증가하거나, 소비량이 감소한다면, 국내 굴 산업은 갑작스런 불황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다양한 요리법 개발, 국내산 굴의 안전성 확보 등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다양한 소비지를 확보하는 것은 굴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국내 굴 산업은 지난 몇 년간 노로바이러스 등의 안전성 문제로 인한 수출 규제, 중국 시진핑 정권의 정풍운동으로 인한 건조굴 수출 감소, 다양한 원인에 의한 대량폐사 등의 문제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일본발 굴 호황으로 주어진 기회를 잘 이어나간다면 향후 2~3년뿐 아니라 더 오랜 시간동안 굴 산업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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