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漢)나라 성제(成帝) 때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던 다섯 명의 제후들이 청어 요리를 즐겼다. 이들을 일러 귀한 물건을 지칭할 때 쓰는 오후청(五候鯖)이란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조들은 청어가 흔하게 잡혀서인지 아니면 오후청을 역설적으로 표현해서인지 확실치 않으나 청어(靑魚, 眞鯖)를 두고 가난한 선비를 살찌우는 고기라 하여 ‘비유어(肥儒魚)’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또는 청어를 ‘비웃(鯡)’이라고도 했는데 옛날 죄수들을 포승(捕繩)으로 묶은 것을 보고, 청어 20마리를 짚으로 엮은 것에 빗대어 ‘비웃두름 엮듯이’라고 했다. 송(宋)나라 때 소송(蘇頌) 등이 집대성한 도경본초(圖經本草)에 청어는 환(鯇 산천어)과 비슷하나 등이 완전히 푸른색이라고 했고, 청(靑)은 또한 청(鯖)으로도 쓴다고 했다. 그러나 동의보감 주석에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말하는 청어는 강이나 호수에 서식하는 종으로 바다에서 회유하는 우리 청어와는 종이 다르다고 하였다. 청어의 방언으로 구구대, 고심청어, 푸주치, 눈검생이, 과목숙구기 등의 별칭이 있다. 광해군 때에 지은 허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 의하면 청어는 4종이 있다고 했고, 이익의 성호사설(星湖辭說), 서유거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 등에는 청어의 회유로에 대한 기록이 있으나 오늘날 밝혀진 과학적인 조사결과로 볼 때 신빙성은 낮다. 옛날에는 청어에 된장을 발라 구워먹기도 했는데 된장이 자꾸 떨어져 나간 것을 빗대어 화장을 처음 하는 처녀들을 보고 ‘청어 굽는데 된장 칠하듯 했다’고 하였다.

과메기는 경북 포항이 원조로 그 중에서도 구룡포 과메기가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청어를 겨울동안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여 반 건조시킨 동건품(冬乾品)인데, 특유의 냄새로 인해 주산지 주위에서만 소비가 되었으나 지금은 김, 생미역, 생다시마와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고급 식품으로 전국적으로 유통되어 사랑을 받고 있다. 과메기의 어원은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만들었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목(目)이 포항 방언으로 ‘메기’ 또는 ‘미기’ 라고 하여 ‘관메기’가 되었다가 후에 ㄴ이 탈락하여 지금의 ‘과메기’가 되었다고 관련자와 지역 언론 등이 보도하고 있으나, 관목의 원래의 뜻은 말린 청어(乾靑魚, 干靑魚)를 의미하며,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관목청어(貫目靑魚)가 등장하고, 박시벽의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는 왕이 신하나 대마도주(對馬島主) 등에게 건청어를 주라고 지시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옛날 동해연안 어촌마을의 담장은 대게 싸리나무로 세웠다고 한다. 동해안에 강풍이나 해일(海溢)로 겨울철 북쪽으로 이동하던 청어 떼가 싸리나무 울타리까지 날려 와서 꽃인다고 한다. 울타리에 꽃인 청어는 해풍을 맞으며 며칠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건조하게 되고 먹어보니 쫀득쫀득하고 맛이 있어 이를 관목청어라고 하였다고 한다. 조선 헌종 때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호사스러운 고추장 재료로 건청어, 대하, 홍합 등의 분말을 넣었다는 기록이 있고, 연관목(燃貫目)이라 하여 청어를 연기에 그을려 부패를 방지하였다 하여 오늘날의 훈제청어(燻製靑魚)를 제조하였다고 한다.

 

한편 청어는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 여러 해역에서 심한 자원변동을 보였는데 우리나라 연안에 있어서의 청어도 예외는 아니어서 급격한 자원변동을 보였다. 조선시대의 중종실록(中宗實錄)에도 1506년 이후부터 청어가 잡히지 않는다고 했고,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峯類設)에는 1570년 이후부터 그리고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부터 근 10년 동안이나 청어가 전연 잡히지 않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청어자원은 오래전부터 부침을 거듭했음을 알 수 있다. 근래 해양생물학자들은 일부지역에서 남획현상도 있었으나 주원인은 바다 수온의 변동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1960년대부터 영일만 지역에서는 청어를 꽁치로 대체하여 과메기 생산을 계속해오고 있고 가공과정이 더 위생적으로 현대화되어 있으며 그 맛이나 영양가가 청어에 비해 절대 손색이 없다고 한다. 구룡포에는 문화거리인 ‘아라광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지역이 과메기 생산의 메카라고 한다. 처음 술안주로 사랑받던 과메기는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되어 주당들의 숙취해소에 최고라는 입소문이 돈지 오래이며, 제조과정에서 핵산이 생성되어 피부노화 및 체력저하 방지는 물론 심근경색, 뇌경색 방지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크며, 풍부한 칼슘과 DHA는 성장기의 어린이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특출한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비타민A는 소고기의 4배나 들어있어 눈 건강과 더불어 항암예방 식품으로 최고라고 과메기에 ‘영일만의 자존심’을 건다고 한다. ‘과메기’는 近水知魚性(물 가까이 사는 사람은 물고기의 특성을 잘 안다)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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