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호주의 스티브 어윈(44 Steve Irwin)이란 악어 사냥꾼(Crocodile Hunter)이 ‘바다 속 세상’이란 다큐멘터리 촬영 중 대형 가오리 꼬리 가시((stingray barb)에 가슴을 찔려 사망했다는 기사가 외신을 크게 장식했다. 어윈은 지금 까지 50여 편의 케이블 TV에 출연하였고, 환경 보호론 자로써 전 세계를 대상으로 멸종 위기 종 보호에 큰 족적을 남겼다. 가오리의 독은 육지에서 가끔 사상자를 내는 말벌의 독보다 약100배정도 강하다고 하니 치명적이고 고무 잠수복도 뚫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가오리 독침에 쏘여 세계적으로 연평균 17명이 사망 한다고 하며 미국에서만 매년 1500건의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13년 7월 미국 루이지아나주의 한 낚시 축제에서 64세의 여성으로 낚시 경력 25년의 베베 맥엘로이 라는 여성 조사는 무게 84kg(몸길이 만 160cm)의 독가오리(Dasystis Americana)를 40분간의 사투 끝에 잡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쥐가오리(devil fish)는 크기가 2.5-6m, 몸무게도 500-1,500kg 정도로 크고 포식자를 피할 때에는 바다위로 5m 날아 오른 다고 알려져 있다. 가오리는 전 세계적으로 약350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몇 안 되는 난태생 어류다. 가오리 중 목탁가오리는 드물게 일부일처주의를 고집하고, 전기가오리(Electricray)는 200v 전후의 전기를 발전시켜 먹이를 잡고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전기가오리를 출산과 수술시 통증을 마비시키기 위하여 이용하였다고 하며, 역시 고대 로마의 의사인 스쿠리보니우스 라투구스는 두통과 통풍치료에 이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가오리는 교미기(交尾器)를 두 개 가지고 있는데 상어 류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류 중 유일하다고 하겠다.

한자어로는 분어(鱝魚), 가불어(加不魚), 가올어(加兀魚) 또는 가화어(加火魚) 등으로 불리고 있고, 중국문헌에도 요(鰩), 화어(鏵魚), 황조어(黃鯛魚), 해요어(海鰩魚)또는 요어(鰩魚)로 표시되어 있으며, 일본문헌에는 분(鱝)이라고 표기한다. 우리 고전인 영조33년의 ‘여지도서(與地圖書)’ 및 ‘읍지예서도’에 가올어가 보이고, 세종실록(世宗實錄)의 ‘지리지(地理志)’에서는 경기도의 남양도호부 충청도의 비인현을 비롯한 몇몇 지방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조선 숙종 때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전분(鱄鱝)을 가올어라 하고, 꼬리 끝에 독기가 심한 가시가 있어 사람을 쏘며, 그 꼬리를 잘라 나무뿌리에 꽃아 두면 시들지 않는 나무가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청가오리라는 것이 기재되어 있는데, 가오리 중 가장 큰 것으로 길이가 1척 반, 넓이가 2장(丈)으로서 말(馬)한 마리에 실을 만하며 또 등이 짙은 청색으로 맛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는 귀공(鬼逕)이라는 것도 있으며 큰 것은 수레에 가득할 정도이나 비린내가 나고 독이 있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 된 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노랑가오리를 지칭한다.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해요어(海鷂魚)를 한글로 가오리 라고하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공어(逕魚)를 한글로 가오리라고 표시하고 먹으면 유익하나 꼬리에는 맹독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국수산지(韓國水産誌)’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오리를 명태와 조기 다음으로 좋아한다고 하였고 가오리는 수분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질이 적은 저칼로리 생선으로 다이어트에 좋아 여성분들이 많이 먹어야하는 생선이다. 가오리의 살과 간에는 고도의 불포화 지방산인 EPA. DHA가 풍부해 어린이 성장 발육 및 성인병 예방에 좋고, 니아신과 비타민 A, B1, B2, B6, C, E의 보고이며 칼슘과 단백질 함유량도 높다. 가오리는 성질이 차면서 이뇨작용으로 탁한 소변, 노란색 소변 등을 맑게 해 주며 오줌소태에도 좋다. 가오리는 주로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며 바위나 벌, 모래 속에 숨어있는 작은 패류를 먹고 살기 때문에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강장, 강정작용이 뛰어난 타우린 성분이 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진 조개류를 간접적으로 섭취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생선이다. 따라서 가오리는 맛과 독을 동시에 가진 두 얼굴의 어류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가오리와 문어를 제사상에 진설하는 생선의 으뜸으로 치고 가오리 가죽으로 만든 지갑을 몸에 지니면 행운이 온다고 하여 중고품 가오리 지갑이 십여 만원을 호가 한다고 한다. 수많은 명언과 일화를 남긴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토론 시에는 ‘산파술’이란 자기방식으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굴복시켜 전기가오리를 닮았다는 별칭을 얻은 그도 종교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독배를 마셨다. 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연못가에서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은 돌아가 그물을 엮는 것만 못하다)이란 말은 정책 입안자나 어업인도 한번 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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