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산업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참치캔으로 대변되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몇몇 대형 기업의 브랜드이다. 하지만, 참치외에도 오징어, 꽁치, 민어 등 우리 국민이 대중적으로 소비하는 어종도 많이 생산하여 우리나라 수산물 공급에 기여하는 바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원양산업은 2012년도 한해 국가 수산물 총 생산액의 약 18%인 약 58만톤, 1조7천억원을 생산하였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사실상의 주인인 합작 조업 생산량(20만톤, 2천억원)과 가공, 양식 등 관련사업(22만톤, 4천억원)을 포함하면 100만톤, 2조3천억원의 규모에 이르는 산업이다. 2011년 항공우주산업 생산금액이 2조4천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산업이다. 2013년 생산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1월까지 생산량으로 볼 때 2012년보다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원양산업은 단순히 해외에서 생선을 잡아서 파는 산업이 아니다. 수산물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식량 안보산업이다. 최근 신문지상으로 수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산물도 이제는 중요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국은 해외 수산자원 개발을 위해 자국 기업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다. 기업들 또한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면서, 글로벌 수산물 시장은 점차 소수의 대형 기업이 장악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수산물의 자급률과 자주률을 유지하고, 국내 물가와 수급 안정을 위해서 안정적인 해외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수산물을 선호하는 한·중·일 3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원양어업의 대표 전진기지인 라스팔마스를 보자. 과거 210여척에 이르렀던 우리나라 선단이 50여척으로 축소되면서, 이 자리는 국가 지도자들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업은 중국 어선이 비집고 들어왔다. 50여년 전 철수했던 일본 어선도 자국 상황이 어려워지자 다시 모여들고 있다. 한·중·일의 소리 없는 삼국 전쟁이 재연되는 축소판이다.

타 국가와의 경쟁과 함께 어장 축소, 각종 규제의 강화 등으로 인해 우리 원양기업의 경영 여건은 녹록치 않다. 특히, EU와 미국으로부터 불법어업국으로 의심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양어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크게 손상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지난 7월에 원양산업발전법을 개정하여, 불법어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였으며, 선박감시시스템의 장착을 의무화하여 국내외로 실추된 원양어업의 신뢰를 다시 제고시키려고 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원양정책을 담당하면서 우리 원양산업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단 한 척의 배로 시작하여 344척에 이르는 대규모 선단을 일구었다. 과거 라스팔마스의 원양어선원이 1987년까지 송금한 금액이 무려 1조원에 이른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당시 파독 광부나 간호사에 못지 않거나,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송부하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유수의 전자 기업이 세계 주요 도시의 광고판을 장악하기 훨씬 이전 이미 우리는 태극기를 달고 전 세계 바다를 누비었다. 우리 어선이 가는 곳에 한국 문화는 뿌리를 내렸고, 현지 마을도 함께 번성하였다. 이제는 국가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조업을 통해 전 세계 곳곳에 다시 한 번 한국 원양산업의 한류 바람을 몰아갈 수 있도록 원양산업 종사자 모두와 정부가 각오를 다질 때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2014년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첫째, 이번 정부의 공약사항이자, 국정과제인 “해외 수산자원 개발 역량 강화”의 실천을 위해 정책 역량을 모으고자 한다. 2008년 원양산업발전법이 제정되어 시행될 당시 어업과 함께 양식, 가공, 유통 등으로의 산업의 외연을 확대하고자 하는 열망과 기대가 높았다.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융자사업을 개발하는 등 5년이 지난 지금 소기의 성과도 달성하였다. 하지만, 농업이나 임업에 비해 부족한 정부의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고, 해외 정착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기업의 시행착오로 인해 아직도 걸음마 단계이다.
우리 기업이 보다 마음 편히,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기존 정책을 가다듬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국내에서 제공하는 해외투자 정보의 질을 향상시키고, 현지에서도 도움이 필요할 경우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끝으로 쿼터 협상을 비롯하여 외국 정부, 국제기구와의 협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조직을 확충·정비하여 우리 기업을 지원할 것이다.

둘째, 수산물 생산 13위, 원양 어업 생산량(참치 기준) 7위라는 국가 위상에 걸맞고, 개도국과의 창조적 공생을 도모할 수 있는 대표 ODA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도 ODA예산을 대폭 확대(17억?27억, 59%증)하여 ODA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단순 물자공여 및 수산 공무원 초청연수와 같은 기존 사업에서 탈피하여, 아프리카 국민들이 직면한 빈곤문제와 태평양 도서국의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문제를 한국의 경험 및 기술 전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산업화를 견인할 수원국의 전문 인력의 부족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FAO와 공동으로 (가칭)세계수산대학 설립을 추진하여, 무엇보다 개도국 인력에게 산업화 마인드와 리더쉽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셋째, 불법어업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불법어업은 해서도 안되거니와 더 이상 불법어업은 살아남기가 힘든 환경이 국제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정부도 지난 7월에 개정한 원양산업발전법이 2014년 1월말부터 시행되는 만큼, 이를 철저히 이행하여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조업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동시에 EU와 미국의 불법어업국 지정문제에 적극 대응하여 최종 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넷째, 동반 성장을 위한 업계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과거 외화가 필요한 시절 국가 차원에서 원양어업 진출을 적극 지원한 것을 사실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지원 아래 원양기업이 성장한 것도 분명하다. 각종 정책융자를 비롯하여 특히, 정부가 재정과 인력을 투입하여 확보한 조업쿼터를 무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성장한 상황에서 이제는 업계 전반을 발전을 돌아보는 지혜도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와 협의하여 업계가 업계 공동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인 재원을 조성할 경우, 정부가 일정비율을 이에 매칭·지원함으로써, 업계 전체의 발전과 중소기업과의 공생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섯째, 중소기업에게 보다 많은 정책금융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원양정책자금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여, 원양어선의 담보 인정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상향조정되도록 할 것이며, 원양 냉동·냉장 수산물 담보대출 활성화도 유도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일반 금융기관 고금리 대출금을 정책자금으로 대환 가능토록하고, 국제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합작 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를 현행 50억에서 3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원양산업은 해외에서 수산물을 확보하는 산업으로, 우리 정부의 국제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해양수산부는 국제업무 역량을 더욱 강화하여, 우리 수산인들이 해외에서 보다 용이하게 수산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해양수산부로 재출범한 만큼, 해양과 수산을 아우르는 국제협력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남태평양 도서국, 서아프리카, 남미 등에 권역별로 진출전략을 수립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다. 올해 라스팔마스에 개소한 한-스페인 해양수산협력센터와 같이 현지의 법·제도 등을 조사하고, 현지에 우리의 선진 수산기술을 전파할 수 있는 거점 협력센터를 2018년까지 5개소 개소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기구에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국제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향상되도록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어려움도 없지 않겠지만, 업계의 의견 수렴과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갈 것이다. 모든 원양산업인과 함께 희망의 2014년을 열어갈 것을 기대하며, 본 지면을 빌어 앞으로 끊임없는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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