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국의 해양생명자원을 국부화하기 위한 해양영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예로부터 바다는 삶의 터전이다. 수천 년이 흐른 지금도 바다가 미래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이 0.8℃, 수온은 0.5℃ 상승으로 지구의 환경이 변하고 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물상도 변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먹거리의 산지가 바뀌고 있다.

2013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간한 ‘2012 세계 수산업 동향’에 따르면, 세계는 심각한 경제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발생 등 다각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한정된 자원은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업 생산량은 현상유지상태이지만 양식분야의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수산업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산 분야 중 하나로 10년 후에는 어업과 양식업의 생산량이 육류(소, 돼지, 가금류) 생산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식량난은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세계 인구가 10억 명에 육박함에 따라 일부 낙후지역에서는 여전히 기아와 가난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경제위기와 이상기후 등 외부 요인들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의 소비는 무역량 측면에서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지난 50년간 세계 수산물 생산량은 비약적으로 증가해 1960년대 9.9㎏이었던 세계시장 기준 1인당 평균 수산물 공급량이 2009년 18.4㎏으로 증가했다. 수산물 소비량 역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아시아 국가의 소비량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중국의 수산물 소비량은 최근 10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수산물의 무역량 증가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세계 식량안보와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수산자원 관리 방식, 취약한 자원관리체제, 천연 자원을 둘러싼 갈등 등의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생태계 관리에 기반을 둔 수산업의 관리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FAO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 중이다.

수산업 관리를 위한 주요 노력으로는 Rio+20으로 알려진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UN회의에서 기존 이행방식의 진전과 성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러한 목적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과 녹색 경제를 후원하기 위한 법적 체제를 마련하고자 했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육지 식량의 생산과 가뭄, 한파 등으로 인한 곡물의 작황이 나빠짐에 따라 대체 식량의 확보를 위한 해답은 양식업이다. 피터 드러커, 앨빈 토플러, 월리엄 하랄 교수 등 미래학자들은 양식이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에 처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산양식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내 또한 기후변화, 환경오염, FTA(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에 따른 시장 개방, 국제기구의 수산업 규제 강화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수산물의 소비 위축 및 유해성 적조의 대량 출현, 고수온과 저수온에 의한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등의 피해 발생으로 수산업은 그야말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한국과 호주와의 FTA가 타결됐고, 한·중 FAT도 2단계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이에 따른 어업인들의 피해 최소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따라서 현재는 수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12위의 수산물 생산국가로서의 잠재력을 지닌 우리의 양식 어업과 우수한 IT와 BT을 접목한 소득 창출형 연구개발(R&D)을 통해 시장개방에 대비한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1차 산업인 수산업과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소득 특화품목 개발과 신규 어장 개발을 통한 생산량 증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2020년 세계 최상위 수준의 수산 기술 확보를 통해 전복, 넙치, 참다랑어, 해삼, 해조류 등 10대 수산물 전략 품목을 육성해 현재 27억 달러인 수산물 수출을 2020년까지 200억 달러까지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촌 부흥을 이끌기 위해서는 국가과학기술 정책의 연계성과 수행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수산과학원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행복을 열어가는 수산과학기술 창조를 위해 2020년 세계 최상위 수준의 수산 기술을 확보를 통한 수출 가능 품종인 김, 전복, 해삼 등의 양식 및 가공 기술 고도화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해역별 특화 브랜드 품목을 개발해 신 소득원을 창출하는 소득 창출형 연구개발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특히, 참다랑어 인공 종묘 대량 생산 및 넙치의 게놈을 세계 최초로 해독한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어종의 양식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수산종자 강국 실현을 위해 넙치, 전복, 바리, 김 등 4개 품목에 대해서는 우수한 종자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센터를 설치, 운영해 2021년까지 4천만 달러 수출 달성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생태계 특성을 고려한 수산자원 평가 및 관리기술 개발을 위해 생태계에 기반을 둔 수산자원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고 TAC(총허용어획량) 제도, 자원회복사업 등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가능케 할 예정이다. 깨끗한 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해역에 적합한 시뮬레이션 시스템 개발을 통해 해·어황 예측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한 어장 관리를 위한 어장 건강도 평가기법 개발 등의 어장환경 보존 및 관리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수산자원의 과학적 조사 및 수산영토 주권 강화를 위해 800톤급 수산자원 조사 전용선 2척을 확보하고 2016년까지 수산자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어업인들의 현안문제 해결 및 어촌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맞춤형 양식창업 기술교육과 어류질병 진단 치료를 위한 이동병원 및 수산현장 기술 지원단 운영하는 등 어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현장애로 과제를 적극 발굴하고 추진해 현장 맞춤형 실용연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미래를 선도할 친환경 생태양식을 위해 해수순환여과양식(RAS), 바이오플락양식(BFT), 생태통합양식(IMTA), 빌딩양식 기술 개발과 ICT 기반 친환경·고효율 어구 및 LED 집어등의 성능개선 등 어업기술 개발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첨단 융합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육종기술, 신물질 추출 등과 같은 수산생물공학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전략품종개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친환경 고효율 사료 개발 등의  연구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 매년 여름철 찾아오는 적조, 해파리 등으로부터 수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해에 강한 신소재 양식 시설을 개발하고 적조 피해 저감기술 개발과 맞춤식 방제기술 개발 등의 연구도 중점 추진한다.

또한, 수산과학기술은 미래 사회의 수요를 예측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물론 현장에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 이전과 지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끝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위해 수산물 생산해역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수산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개발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우리의 양식기술력을 더욱 발전시켜 개도국 및 저개발국의 지원 방안도 마련해 알제리의 척박한 땅 사하라사막에 새우 양식장을 건설하고 동남아와 아프리카에 우리의 선진 양식기술을 이전하는 등 국제적 협력사업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92년간의 역사를 지닌 수산과학원은 김, 굴, 전복 등의 양식기술 개발과 원양어장 개척으로 수산물의 식량화 및 수출 증대에 기여했으며, 수산자원관리, 해양환경 보전 등 바다와 관련된 분야를 연구해 왔다. 수산업의 미래 산업화로 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산업의 육성 등을 위해 수요자인 어업인들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는 현장중심의 연구 추진에 수산과학원이 앞장서 국민과 어업인들에게 만족과 감동을 주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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