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재임 7개월 여 동안 느낀 점은?
▶1974년 부산 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사조산업 원양 참치선 승선을 시작으로 올해는 꼭 40년이 됩니다. 개인으로는 영광이지만 사조씨푸드 대표이사를 경험한 바 있으나 모회사 사조산업에 대표이사를 한다는 게 무엇보다도 마음이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마음 탓인지 실적부진으로 결과적으로 외부환경 탓으로 돌리기엔 변명 같고 많은 부족함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엔저현상로 타격을 받고 있지요?
▶2012년 후반기 때부터 시작된 엔화약세는 참치 연승어업의 침몰위기에 놓여있으며, 최근 어획 부진은 참치 연승어업을 지속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숫자는 약간 차이는 있지만 척당 거의 연간 3~5억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10월 이후 어가는 회복세에 있습니다만, 최근 특히 대만 선박 일부가 출어 포기로 인하여 재고 부족으로 어가는 상승했으나, 일부 선박의 출어 어획이 약간 상승세에 있다는 소식에 다시 재고처분 등으로 약보합세 상황에 있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엔화약세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획과 어가 상승이 커버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일본 시장에 90%이상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박한데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현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한국, 미국, EU, 중국도 확대속도도 기대 이하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의 한계입니다. 매출액의 40%, 연료비, 점차 노동인력의 효율성의 저하, 자원감소, 특히 경쟁 상대국인 대만, 중국에 비해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150척 가량 되는 대한민국의 참치연승선의 앞길이 현재로써는 암담합니다. 환율, 어획, 어가에 달려있지요.

―CEO로서 업무상 어려운 결단을 내릴 때는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대부분 결단을 내릴 때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서 결정했을 때 결국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사안에 따라서는 본인의 자신감, 전문지식, 통찰력을 갖고 열명의 의견 중 단 두 명이라도 본인의 의견에 찬성하거나 일리가 있다고 했을 때 반대를 무릅쓰고 결정했던 사항들이 성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업종의 특성상, 경험도 중요하고, 전문지식 그리고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 통찰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나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과연 실행할 수 있는지, 잘 닦아진 고속도로 같은 사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어려움을 뚫고 나갈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더 중요하지요.

―우리나라 원양산업의 발전 방향은?
▶어업이란, 어장, 선박, 선원이 기본이지요. 어장 역시 어렵지요. 과다한 입어료를 주면서 조업하고 싶어도, 각 국이 매년 입어료를 올리고, 자원국수주의 경쟁 어업국과 피나는 노력을 해야 되고, 선박 역시 거의 노령화 되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옛날 같으면 폐선 처분해야 할 정도고, 참치 선망선 이외는 거의 신조선이 없지요. 참치 선망 신조선의 경우 척당 250억원 이상 듭니다. 참치 연승의 경우 1990년 이후 새로 건조한 선박이 없고, 트롤선의 경우는 일본에서 건조한 선박을 주종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 중고선은 거의 없어 최근 유럽에서 건조한 중고선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수리 부품 조달 등 상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선원의 경우도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수산관련 학교를 졸업하고도 선박 승선을 기피하고, 특히 사명감을 갖고 선박을 승선하는 사관들이 별로 없습니다. 현재는 외국 선원들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선박 운항이 불가합니다. 사관들도 상선처럼 외국인이 승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선원을 승선시키고 있습니다만, 문화 언어의 차이 등으로 인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고, 최근 인권단체까지 개입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만, 본 사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본과 조직이 취약한 회사는 어업경쟁력의 동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만, 중국, 일본, 유럽국가도 있지만, 사실 원양어업이 축소된 이유 중 하나는 대만의 원양어업 진출입니다. 참치어업의 경우는 횟감용 참치와 참치선망어업에서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선박척수, 선령, 정보, 판매, 세계 각 나라에 있는 화교들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실 중국에도 실직적으로 투자하여 부담하고, 중국의 위치를 이용하여 어업권 등을 확보하고 있지요. 어장에서 대만, 중국선 때문에 한국 선박들이 쫓겨날 지경입니다. 아프리카 격언에 ‘혼자 걸어가면 빨리 갈수는 있으나, 같이 가면 오랫동안 멀리 걸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업계가 단합해야 합니다. 경쟁국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손익분기점을 낮추기 위해 어로경비절감, 질 높은 선원들 양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 대정부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서로 양보하고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북양 명태잡이 트롤선의 경우, 국적선과 합작선이 있지만, 러시아에 투자하지 않으면 쿼터를 주지 않겠다, 매년 협상 시 마다 압박이 심해지고 있으며, 어장에서 조업규제도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합작사업의 경우, 반독점정의 조사로 인하여 업계는 긴장되어 있는 게 사실이고요.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남의 나라에서 조업하는 게 너무 힘들죠. 현재까지 매년 우여곡절 속에 명태 조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지속이 가능할 지 우려됩니다.
싼 가격으로 고단백 영양 수산물을 대량으로 연중 제공할 수 있는 수산물은 명태 이외에는 거의 없지요. 최근 일본 홋카이도에서 생산된 명태에서 세슘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일본 조사기관의 발표를 접한 바 있으나, 훨씬 더 멀리 떨어진 오호츠크 해나, 베링 해에서 잡은 명태마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어, 관련 유통업계, 가공업계, 생산자들 모두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우리업계도 서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생산량, 선박척수, 판매 방법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양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신다면.
▶원양어업은 바로 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40%이상 바다에서 단백질을 공급받고 있고, KBS 슈퍼피시 프로에서는 인류를 생존하게 하는 것도 피시라고 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고, 해양 강국으로서 강대국 사이에 끼어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지요. 원양어업은 영혼이 없으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조선업이나 해운업에 비해 규모가 작을 수 있으나 사명감을 가진 수산인들이 정부와 수교가 되지 않는 국가에 들어가 먼저 조업을 하고, 식량을 확보하여 외화가 부족한 시대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하고 있지만요. 좋은 인력을 찾기 전에 원양어선 승선 자체를 거부한다는 것이죠.
국민 소득 2만불 시대에 우수한 선원 확보가 거의 어렵다면, 원양어업이 일본, 대만, 중국 어선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선원의 경우 현재 노조와 협의하여 조업국과 경쟁 조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향후는 선장을 비롯한 모든 선원들도 외국 사람으로 대체해야 하는 경우도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외국에서 사업할 때 한국인은 법적으로 몇 명 고용해야 한다는 법이 있습니까? 선원법을 대폭 손질해서 경쟁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개정해주셨으면 합니다. 자원국과 입어 협상 시 정부도 적극 개입하여 협상하고 있지만, 자주 담당자가 바뀌다 보니 전문성과 연속성이 떨어집니다. 국제 어업관련 기구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결정할 때도 당당하게 우리의 입장을 대면할 수 있는 어업에 대한 전문성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언어가 훈련된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해양수산부 국제원양정책관을 중심으로 원양어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 수산업 진출, 지원 방안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줄 압니다만, 많은 시간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국민 총생산에서 수산업의 비중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만, 원양어업을 식량 자원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많은 수산에 관한 행정전문가, 자원 전문가 등 우수한 인재를 많이 양성하면 원양어업 뿐만 아니라 관련 많은 분야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의 생활 신조 및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만큼 온 것도 기적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고 선배님들이 목숨을 바쳐 개척한 원양어장은 다른 업종에 비해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최근 유럽연합이 우리나라를 예비 IUU 조업국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원양에서는 3대양에서 365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조업을 해야 하지요. 원양 어업은 투기사업이라고 하죠. 어획, 어가, 경비, 모두 다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고 40년 전 유류 파동으로, 일부 국가는 포기하고 후진국에 넘겨줬지만 우리는 그래도 이렇게 성장해 왔지요.
어부는 뱃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마음입니다. 꿀벌은 이미 몇 억년 전에 멸종되어야 했던 곤충이지만, 1분에 200번 이상 끊임없는 날개 짓으로 생존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작고 여리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남은 꿀벌처럼 우리 원양어업도 부단히 노력한다면 하늘도 감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이대옥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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