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무법자라고 불리는 상어의 어원은 옛 문헌(訓蒙字會)에는 사어(鯊魚) 또는 사(鯊, 魦)라고도 표기하고, 교어(鮫魚)라고 쓰는가 하면 작어(審魚), 복어(鰒魚), 치어(淄魚), 하백(河伯), 건아(健兒) 등의 별칭이 많으나, 상어가 표준어이고, 방언에 사애, 사어, 상애 등도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상어는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황해도, 평안도의 총 45고을에서 나는 토산물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특히 물고기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상어 껍질을 태워서 얻은 재를 물에 타서 먹는다고 본초강목(本草綱目)과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실려 있다. 재물보(才物譜)와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상어의 종류와 별칭이 붙은 내력에 대한 기록이 있고, 전어지(佃漁志)의 어명고에서는 상어에 대한 이명 등을 소개하면서 양향잡록(兩航雜錄) 바다상어 24종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10여종의 상어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면서 대체로 바다 상어류는 태생으로 그 새끼는 어미의 뱃속에 드나든다라고 하였다.

옛날에도 오늘날과 같이 상어고기를 식용으로 하였을 뿐 아니라, 교피(鮫皮)라 하여 가죽 말린 것은 칼자루를 감기도 하였다고 한다. 상어의 형태를 보면 유난히도 지느러미가 클뿐더러 그 수가 많다.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 뒷지느러미, 상하 비대칭의 꼬리지느러미, 제1.2 등지느러미 등으로 이 지느러미가 화(禍)를 자초하고 있다. 상어의 크기는 남미의 콜롬비아 해안에 사는 어떤 상어는 16c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으며, 가장 큰 상어인 고래상어(鯨鯊)는 18m까지 성장하는 등 크기가 다양하다. 몸의 표면은 방패비늘(楯鱗)로 덮여있고, 체형은 방추형(紡錘形)으로 되어 있으며, 5-7쌍의 아가미구멍(魦孔)이 있고, 눈 바로 뒤에는 숨을 쉴 때 물을 들이마시는 기관인 분수공(噴水孔)이 있으며, 지느러미는 어류 중 가장 잘 발달되어 있어 ‘수중토피도(魚雷, torpedo)’이다. 이런 상어도 인간의 입맛 앞에는 무력하다. 상어지느러미(Shark's Fin soup) 요리 때문에 세계적으로 연간 7천-1억 마리의 상어가 희생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그동안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규정에 따라 유효한 증명서가 있을 때만 운송해 왔으나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CITES 당사국회의에서 귀상어 등 상어류 5종을 멸종 위기 종으로 지정하고, 미국 하와이주와 뉴욕주에서 샥스핀 유통금지 법안이 통과되는 등 상어를 보호하는 움직임이 일자 샥스핀 운송 중단을 결정했다고 한다.

중국의 3대 진미 중 하나이고 태국의 새우신선로로 맵고, 시고, 달고, 짠맛의 ‘똠양꿍’과 프랑스의 지중해산 생선스프인 ‘브이야베스’와 함께 세계의 3대 스프의 하나이기도 한 중국의 ‘샥스핀스프’는 중국어로는 ‘위츠(魚翅)’라고 불리며 보양식에 쓰이는 최고급 식재료로 인정받는다. 상어지느러미는 제비집과 함께 ‘팔진(八珍)’에 속하며 주로 연회의 두채(頭菜, 前菜,Appetizer)로 많이 사용된다. 중국의 광둥성(廣東省)에는 샥스핀이 없으면 연회라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식재료 중의 하나이다. 중국의 명나라 때 쓰여진 이시진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처음 소개되고, 송나라 때의 금병매(金甁梅)에는 중국의 사신이 도쿄에 가서 대접을 받았는데 구십가지 큰 요리가 나왔는데 그중에서 샥스핀과 제비집이 가장 맛있더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중국의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에 와서야 궁중의 요리에 등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상어 지느러미의 영양은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뼈의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곱게 하고, 생명을 연장시켜 준다고 말하고 있으나 과장된 불편한 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태평양에는 200여종의 상어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여, 중국, 일본을 위시한 동남아시아 국적의 선박들이 연승(延繩, 주낙)어법으로 상어를 포획하여, 지느러미만을 자른 후 상어 몸통은 바다에 버린다. 한국은 1980년대 까지 참치연승 어선이 미국령 사모아를 기지로 조업한 후 마지막 항차 후 부산으로 귀항할 때 ‘상어 밭’에 가서 조업하여 ‘상어꼬리(지느러미 총칭)’만을 잘라 바다에서 운반선에 팔거나, 국내로 가지고 들여오긴 했으나 그 양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고, 상어 몸체도 일부 가지고 들여와 ‘돔배기’라고 하여 상어고기를 제사상에 올려놓는 관습이 있는 영천지방을 위시한 경상도 지역에 판매했고, 판매 수익금은 선주와 관련이 없이 관습적으로 선원들 간에 일정율에 따라 배분하여 상륙비 등으로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반면 중화권(중국, 홍콩, 마카오, 싱가폴)에서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특권층이 아니면 즐길 수 없었던 고가의 샥스핀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중.하층민으로 까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상어자원이 더욱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며, 먹이사슬(Food Chain)의 최상위에 있는 상어가 사라질 경우 건전한 바다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 런지 우려되기도 한다.

한편 서울대공원에서 어린이들의 놀이 친구로 살았던 삼팔이, 제돌이, 춘삼이 등의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국제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고향인 제주도 앞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공수작전이 성공리에 끝나고, 서귀포시 성산항 임시가두리 내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던 중, 지난 5월 22일 삼팔이는 가두리를 탈출하였으나 25일과 27일 제주연안에서 다른 돌고래 무리들과 합류하여 이동하는 모습과 사냥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고 하며, 이어 7월 16일 제돌이도 고향인 제주도 앞바다로 돌려보냈다는 것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연평균 포획률(7.9%)보다 출산률(6.4%)이 낮아 100여 마리에 불과한 개체수가 매년 줄어드는 것을 감안할 때 훈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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