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온난화 현상여파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쓰촨성(四川省)에는 2008년 및 2013년 두 차례에 걸친 대지진은 물론 금년 7월 중순 유래가 없는 1,000mm가 넘는 물 폭탄이 2-3일에 걸쳐 쏟아지는가 하면, 이웃 일본은 40도가 넘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어 노약자들의 사망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름 장마가 중부에서 시작하여 남부로 내려가지 않고 중북부를 오르내리면서 장대비를 내리고, 남부는 폭염이 계속되어 해수욕을 즐기는 반면 동해안은 수온이 10도를 넘기지 못하고 있어 해수욕장이 썰렁하다고 하니, 작은 땅덩어리 안에서도 동서남북이 따로 놀고 있다.

남·북반부의 빙하가 녹고, 만년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는 예보가 낯설지 않은지 오래고 평소에 없던 기이한 자연현상,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 등이 인간의 사고 영역을 초월한 다차원적인 세계로 표출되어 지구의 종말을 예견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제비가 낮게 날거나 나이 든 분의 무릎이 쑤시고, 발아래 개미떼가 줄지어 이동하는 것을 보면 비가 올 징후라고 말한다. 그리고 과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동물들의 본능적 예지능력을 보면서 갖가지 징후를 말하기도 한다. 정박한 선박의 밧줄을 타고 선박 내에서 식량을 축내던 쥐들이 육지로 도망가는 것을 보고 그 배는 출항 후 침몰을 예견하기도하고, 어디서 왔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쥐떼가 득실거리기도 한다. 동면하고 있어야 할 뱀이나 개구리가 일찍 뛰쳐나오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고 하고, 집에 키우던 애완용 고양이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라지고, 연못의 거북이가 뛰쳐나와 우왕좌왕하고, 어항의 금붕어가 튀어나와 죽고, 바람소리가 수코끼리의 표호처럼 들리고, 구름의 모양이 단층형, 늑골장형, 궁상형 등 일명 지진운(地震雲)이라는 모양을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대지진이 불안해한다. 물론 구름을 연구하는 기상학자들은 지진운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고 말한다.

2012년 10월 17일 멕시코의 카보산 화산이 폭발하였는데 5일전인 12일에 수심 200-500m에 사는 6m크기의 심해 갈치가 아시엔다 해변에 떠올랐다 한다. 이 심해갈치는 대지진 징후를 감지하면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전해지고 있는 어종이다. 이보다 앞서 2012년 2월 22일 수백만 마리의 고기떼(큐우리에소)가 해안을 가득 메운 기이한 현상이 확인된 일본 시마네현 오키의 시마쵸에서 지진어(地震魚)라고 불리는 심해갈치의 한 종류인 1.3m 크기의 ‘사케가시라’가 떠오른 것을 히로시마대학의 생물학 강사인 ‘노츠대(野律大)’씨가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 심해어는 가을에 발견되면 연어를 부르는 재수가 좋은 물고기로 여기지만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바닷가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지진어라고 불린다. 지진 다발지인 일본에서는 물고기나 고래 등이 바다에서 떠오르거나 해안으로 밀려오는 현상을 지진의 징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신구약 성경에도 직간접적으로 여러 곳에 지진에 대한 기록이 있다. 제자들이 예수께 말세의 징후를 묻자 “전쟁, 기근, 전염병, 지진” 등이 일어나면 “재난의 시작”(영어 성경에는 the beginning of birth pains) 즉 “산고의 시작”이라고 답하고 있다. 지진학자들은 20세기 보다는 21세기에 지진이 빈발할 것이라는데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산고(産苦)는 분만이 가까워질수록 그 주기가 짧고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에는 1900년대 까지 2천 여회에 달하는 지진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속리산, 홍성, 포항, 오대산, 백령도, 홍도 등에서 진도 5 전후의 지진이 1970년대 이후만 하더라도 10여 차례 발생한 바 있어 한반도가 100%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판구조론상 판의 경계가 아닌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지진 발생 빈도가 낮고 규모가 작다는 것뿐이다.

10세기 백두산의 대폭발은 한반도 전체가 1m높이의 화산분출물로 덮일 만큼 큰 것이었으며 발해의 멸망 원인이기도 했다고 하며, 서기 79년 폼페이를 매몰시킨 ‘베수비오’ 화산 폭발보다도 강한 지진도 동반하였다고 한다. 최근 미세지진 횟수가 10배 이상 증가하고 천지 지형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어, 성급한 학자들은 2014-15년 대폭발을 예고하기도 한다. 지진으로 사라진 도시 폼페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이태리 관광의 중심부가 되어 있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기원전 14세기경 대서양의 테라섬에서 거대한 화산폭발과 지진으로 복구 불능이 된 크레타 문명, 1755년 만성절(All Saints' Day)을 맞아 시민의 대부분이 교회에 모여 있다가 지진과 15m 높이의 해일로 엄청난 인명과 자산이 피해를 본 리스본 대지진,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그의 저서 ‘티매우스와 크리티아스’에 언급한 ‘지브롤터’(Gibraltar, 지중해와 대서양이 만나는 해협) 서쪽에 있는 섬이며 국가로, 이집트 문명보다 훨씬 앞섰다는 아트란티스(Atlantis)는 지진과 해일로 하룻밤 사이에 해저로 사라진 전설이 되어, 인간의 문명이 자연의 힘 앞에서는 얼마나 무력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1923년 일본 간토(關東)대지진으로 약 6천6백여 명의 한국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들이 일본관헌에 의하여 학살된 사건기록도 있고, 1976년 문혁 후반기 중국 허베이성의 탕산에서 7.8도의 지진으로 60만 명(공식기록은 약25만명)이 사망하여 20세기 최대의 지진으로 기록을 남겼다. 우리는 과학과는 별개로 동물들의 초능력적인 예지능력을 경험법칙상 무시할 수 없음을 안다. 우리도 동서남해에서 지진어(地震魚)가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대비하는 것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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