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수협은행장은 “금융산업은 지금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특히 수협은행은 바젤Ⅲ 도입 등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면서, “취임 이후 각 부서 직원들과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저는 취임사에서 더 이상 ‘작지만 강한은행’에 머물지 않고 70만 수산관련인과 함께 힘차게 커나가는 은행’이 되자고 말했습니다. 수협은행이 명실공히 해양수산전문은행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서비스의 외연을 생산자 중심에서 수산업, 해양산업 전반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이러한 외연의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조성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협동조합은행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젤Ⅲ는 수협은행에 ‘위협요인’이 아니라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업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계기로 진정한 협동조합은행, 해양수산 전문은행으로 재탄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의 비전과 경영이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새로운 경영목표를 수립하는 등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중단기(2013년~2017년) 경영비전 수립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작업 중에 있습니다.

-사업구조개편 추진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바젤Ⅲ는 주식회사 적용을 전제로 하며 현재 협동조합 체제 내에서는 바젤Ⅲ가 요구하는 자본조건을 충족하는데 한계가 있어 자회사 분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2012년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주도로 구성된 민관합동 수협선진화위원회에서도 수협은행을 상법상 주식회사로 분리하되, 수협법에 따른 특수은행으로 설립토록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사업 자회사 분리를 위한 관련용역을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진행 중입니다. 자회사 분리 시 소요자본금의 규모나 조달방안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수협선진화위원회에서는 잠정적으로 전체 소요자본금 1조 9,380억 원 중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적격 자본으로 전환하고, 중앙회·회원조합·임직원 출자를 통해 2,800억원을 조달하며 나머지 소요자본금 5,000억 원은 정부의 출연·출자 또는 이차보전 형태로 충당할 것을 권고한 바 있어 현재 내부 검토 중입니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결코 수협의 부실경영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바젤Ⅲ라는 급격한 돌발변수에 대응해 수협은행의 어업인 지원을 위한 수익센터기능과 해양수산전문은행으로의 재탄생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바젤Ⅲ에 대응한 정부의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데요.
▶우선 협동조합은행으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입니다. 현재 수산업계는 한중 FTA 도입 등에 직면해 매우 어려운 여건 하에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적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생산자 중심의 정책자금 공급을 유통·가공분야로 확대해 어업인을 위한 수익센터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FTA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수산인들의 자생력 강화를 도모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또 중앙회 지도경제부문의 협동조합 본연의 기능 유지가 필요한 측면을 강조할 것입니다. 공적자금 외 소요자본금 대부분을 중앙회 지도경제부문의 차입금 내지 수산금융채권 발행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과도한 차입 시 신용등급 하락, 채권발행금리 상승,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 등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로 중앙회 본연의 기능 약화가 불가피함을 설명할 것입니다.
아울러 바젤Ⅲ를 계기로 신용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어민과 수산인의 자생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할 것입니다. WTO나 FTA는 특정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향후 정부가 수산인과 어민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민간부문인 수협이 바젤Ⅲ에 대응한 구조개편을 계기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어민과 수산인에게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을 설명할 계획입니다.
또 신용자회사 자체 보통주자본 조달방법이 거의 없음을 설명할 것입니다. 시중은행과 달리 1조 1,581억 원의 공적자금 상환의무를 보유하고 있어 공적자금 상환기간 중 이익 내부유보를 통한 자본 확충이 어려운 점을 설명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체 소요자본금 1조 9,380억원(향후 변동 가능) 중 74%에 해당하는 1조 4,381억원을 수협이 자체적으로 해소하는 등의 강력한 자구노력을 기울일 예정임을 설명할 것입니다.

-시중은행과의 차별성 극대화 방안은?
▶수협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만큼 영업점포수, 브랜드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취약점을 극복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판매채널, 상품,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화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은행 영업점 변화흐름에 맞추어 신도시 등 성장유망권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영업점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업점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금년 3월에는 사이버지점인 ‘독도지점’을 개설해 판매채널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또 해양수산부 정책 지원과 함께 해양수산 유관기관·단체와의 전속거래를 더욱 확대하고, 7천억 규모로 운용중인 선박·항만 SOC 등 해양금융 여신을 해양플랜트, 항만물류 분야로 확장하는등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특화금융 서비스로 고객기반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예금보험공사 업무와 수협은행 경영은 다소 이질적인데요?
▶공직생활 동안은 장기적이며 거시적인 측면을 제일 중점으로 두고 업무를 진행했다면, 수협은행에서는 은행장으로서 큰 부분은 물론이고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고려를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장경영을 통해 영업점 직원들과 고객들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조직의 위상을 알리고 높이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조화롭게 운영해 효율적인 업무추진이 되게 하는 것이 그 역할입니다.

-좌우명은 무엇이며 특별한 여가 활동은 무엇인지요?
▶오래 전부터 해마다 다이어리 맨 앞장에 글로 쓰고 마음에 새기는 말로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한자성어가 있는데 ‘어떤 때나 장소에서도 늘 주인의식을 잃지 마라’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국선도와 등산을 즐겨 합니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한 시간씩 국선도를 하고, 등산은 거의 매주 가려고 합니다. 여러 산을 다니기 보다는 주로 도봉산을 다니는 편인데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조금씩 다릅니다.
젊은 시절에는 호연지기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요즘에는 걱정거리를 잠시나마 내려놓고 초탈을 하기 위해 산에 오릅니다. 정상에 올랐을 때 발밑으로 작게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모습을 보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이 드는 것이 좋습니다.

-임직원들에 대한 당부 말씀은?
▶저를 비롯한 수협은행의 임직원들은 수협은행과 수협, 나아가 수산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4년이라는 기간 동안 사업구조개편의 성공적 추진과 해양수산전문은행으로의 재탄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입니다.
먼저, 임직원분들께서는 우리의 경영목표를 ‘고객가치의 창조’에 두고 단순한 고객 만족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발굴하고 창출해 나가는데 역량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직원 상호간, 나아가 지도·경제사업 부문과 회원조합과도 소통을 활성화하고 신뢰관계를 형성해 다함께 상생하는 조직시스템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화합과 소통에 진력해야 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진취적이고 변화에 대응하는 창의적인 업무추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성과주의 문화의 확산과 이를 통한 선의의 경쟁관계 구축으로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해 수협은행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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