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미 FTA 공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 체결돼 수산물에 대한 수입관세가 인하되면 수산물 수입이 늘면서 수산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정책동향 연구실 정명생 박사는 외교통상부가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에서 주최한 '한-미 FTA 공청회'에서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수산부문의 영향과 고려사항'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미 FTA 체결시 수산물 수입이 연간 10-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미국산 냉동수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 국내 수산업계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 박사는 "단기적으로 미국산 수산물 수입 증가로 아귀, 대구, 임연수어, 넙치, 홍어, 볼락 등을 어획하는 자망, 통발, 정치망, 채낚기, 연승어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어업수입 감소가 지속되면 관련 어업의 수익성이 나빠져 경영구조가 취약한 영세한 연안 어업을 중심으로 퇴출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원양 어종 가운데 단기적으로 영향이 예상되는 품목은 명태, 대구, 가오리, 홍어 정도인데 특히 어획량이 많은 명태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명태는 조정관세(30%) 품목이기 떄문에 미국산 명태의 관세 철폐시 원양어업의 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고 장기적으로 명태 등 대체성이 높은 미국산 수산물의 수입이 계속 늘어난다면 북양트롤어업을 중심으로 원양기업들이 상당한 경영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박사는 "또한 소비가 많으면서 가격대가 높은 아귀 대구 홍어 임연수 등 일부 저서어종은 미국 내에서는 소비 선호도가 높지 않은 반면 자원 상태가 양호해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이 전략적으로 수출 확대에 주력할 수 있는 품목이어서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품목중 명태연육(냉동), 은대구(냉동) 등 일부 품목은 국내 수입시장의 점유율이 95% 이상이어서 관세인하시 점유율이 거의 100%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되며 현재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먹장어(냉동), 아귀(신선냉장) 등도 FTA 체결 이후 국내 시장을 더 많이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박사는 이에 따라 "한계상황에 몰린 일부 어업인들은 더이상의 조업이 불가능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한-미 FTA 추진에 앞서서 FTA 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비롯한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박사는 "일부 민감품목은 민감도 경중에 따라 관세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관세양허 일정을 장기적으로 부여하는 등 특별한 배려를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거나 짧은 시일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품목을 파악해 이에 대한 관세 양허 일정을 짧게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조정관세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양허 제외 등을 통해 일시적인 가격 급락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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